사람사는 이야기

중국 소수민족 결혼풍습 - 摩梭族(mosuozu)

難勝 2009. 8. 29. 05:39

마사족 梭族族(mosuozu)의 결혼 풍습

 

중국의 쓰촨성(四川省)과 맞닿은 윈난성(云南省)의 끝자락에 "루구후"(泸沽湖)라고 불리는 천지(天池)같은 호수 하나가 있다. 해발 2690m인 호수 한 쪽에 검은 빛을 띤 높은 바위산이 있다. 이 호수와 산자락에 뭐쒀족(摩梭族)이 흩어져 살고 있다. 13억이 넘는 중국 인구 중 뭐쒀족은 3만에서 4만 명으로 추정된다. 여기는 주위가 모두 산으로 산 밖의 세상으로 나가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들은 2000년 이상 이어 내려온 모계사회의 전통을 갖고 있다. 여자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아 자신이 혼자 기른다. 아이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고 집안에선 할머니가 최고의 어른이다. 

가장 독특한 문화로 그들의 혼인풍습인“조우훈(走婚)”이 있다. 조우훈을 간단하게 말한다면 “남자는 장가들지 않고, 여자는 시집가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뭐쒀족은 18세가 된 이후로 남녀는 이성과 자유스럽게 만날 수 있는데, 각자 자신의 어머니의 집에서 살면서 생활하고, 밤이 되면 남자는 자신의“아샤(阿夏)”(아샤란 뭐쒀어로 교제하고 있는 연인관계를 뜻하는 말임. 남녀 모두에게 통용되기도 하고, 남자에 대해서는“아쭈(阿注)”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를 찾아 가고 날이 밝기 전에 나와 자기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리하여 뭐쒀 여인이 아이를 낳으면 아이는 어머니의 성을 따르게 되고, 어머니의 집안에서 크게 된다. 남자와 여자는 각자의 생활, 재산 등에서 필연적인 관계가 없고 아버지는 아이의 부양에 대해서 규정된 의무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아이와 아버지는 자주 왕래가 있기 때문에 아이는 물론 자신의 아버지가 누군지 알고 있단다. 이 같은 뭐쒀인의 결혼문화를 선망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들의 조혼문화에도 아래와 같은 규율이 있다.

"아샤”는 결혼이 아닌 교제의 관계이기 때문에 남녀 모두 일생에 몇 번의 아샤를 만날 수 있지만, 한번에 2명과 동시에 아샤관계를 가질 수는 없다. 이전의 아샤와 반드시 헤어진 후에만 새로운 아샤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아샤관계는 아무런 물질적, 사회적 관계없이“사랑”으로 이어진 관계이기 때문에, 마음이 식으면 헤어질 수도 있다. 얼마나 오래 아샤관계를 유지하는가는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젊은 시절에는 자주 바뀌지만 중년 이후로는 한 명으로 정해지고 평생을 가기도 한다. 남녀 중 어느 한쪽이 아샤관계를 그만두고 싶을 때, 즉, 남자가 밤에 왔을 때 여인이 문을 열지 않고 받아주지 않거나, 남자가 아샤를 다시 찾지 않을 때에 그들의 아샤관계는 끝난 것이다. 그리하여 이러한 뭐쒀인의 혼인관계를“조우훈”이라고 하는 것이다.

 

서로가 아샤관계일 때에는 남자는 여자 측의 부모님 모르게 아샤 방에 들어가고, 아침에 일찍 방을 나와 서로의 관계는 둘만의 비밀로 유지한다. 후에 아이가 생기면 비로소 아샤 측의 부모님을 정식으로 찾아 인사하고, 이제는 더 이상 “비밀”이 아니어서 낮에도 아샤의 집에 자유롭게 드나드는 것이 조우훈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아이가 생기면 동네사람들을 초대해 잔치를 하고 아버지인 남자가 아이의 옷과 음식을 만들어 온다. 그러나 남자는 여자와 같이 살지 않고 아이와도 함께 살지 않는다. 아이의 양육이나 교육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책임과 권한 속에 놓인다. 뭐쒀족의 아들과 딸은 평생 어머니를 떠나지 않는다.


못질을 하지 않고 지은 통나무집에는 어머니에 대한 존경의 예(禮)가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어머니는 불신(火神)을 모신 작은 사당과 음식을 만드는 화덕 옆에 침상을 놓고 지내는데 그 방의 문은 누구든 허리를 굽히고 들어가도록 낮게 만들어졌다.

 

이렇게 현대화한 오늘 사회에 아직도 여성이 사회를 지배하는 모계씨족 전통을 유지하고 있는 민족이 있다는 것은 신비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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