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민속명절(民俗名節)과 의미

難勝 2009. 9. 26. 05:42

 

 

1월 : '설날'

설날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본래 설날은 조상 숭배와 효(孝)사상에 기반을 두고 있는 데, 돌아가신 옛 조상신과 자손이 함께 하는 신성한 시간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전래되는 세시풍속으로는 차례, 세배, 설빔, 덕담, 문안비, 설그림, 복조리 걸기, 야광귀 쫓기, 청참, 윷놀이, 널뛰기, 머리카락 태우기 등 그 종류는 다양하여 상당히 많다.

설날에 흰 떡국을 끓여서 함께 먹는 것은 고대의 태양숭배 신앙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고, 또한 설날은 새해의 첫날이므로 밝음의 표시로 흰색의 떡을 사용한 것이기도 하다. 떡국의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태양의 둥근 것을 상형화 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설날에 마시는 술은 데우지 않고 찬 술을 마시는데, 술을 데우지 않는 것은 봄을 맞이하는 뜻이 들어있는 것 같다.


1월 : '정월 대보름'

옛부터 사회의 전통 절일(節日)로서 '정월 대보름(1월15일) · 7월 백중(7월15일) · 8월 한가위(8월15 일)' 등이 있는데, 이러한 날(日)들은 보름을 모태로 한 세시풍속들이다. 이러한 대보름은 풍요의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풍속으로는 지신밟기, 달맞이, 달집태우기 횃불싸움과 쥐불놀이, 이외에도 볏가릿대 세우기, 복토(福土)훔치기, 용알뜨기, 다리밟기, 등이 있다. 또한 놀이로는 사자놀이, 관원놀음, 들놀음과 오광대 탈놀음, 석전, 고싸움, 쇠머리대기, 동채싸움 등이 있다고 한다.

절식(節食)으로 햅찹쌀을 찌고, '밤 · 대추 · 꿀 · 기름 · 간장' 등을 섞어서 함께 찐 후, 잣을 박아 넣은 약반(藥飯)을 준비한다. 또한 대보름에는 '귀밝이술'이라는 풍속이 있다. 청주 한 잔을 데우지 않고 마시면 귀가 밝아진다_고 하여 마시게 하는데, 이것을 '귀밝이술'이라 한다.


2월 : '머슴날'

2월에 있었다는 머슴날은 그 옛날 농가에서 머슴들의 수고를 위로 해주기 위해서 이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며 즐기도록 하는 날로, '노비일 또는 일꾼날'이라고도 하였다. 한해 가을추수가 끝난 다음에 머슴들은 겨울동안 크게 힘든 일 없이 평안하게 지내게 된다. 그러나 2월에 들어서면 서서히 농사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 그래서 고된 일이 시작되기 앞서 일꾼들을 하루쯤 쉬게하며 즐겁게 놀 수 있도록 하는 배려에서 유래한 것 같다.

 

2월 : '영등제'

'영등'은 바람을 일으키는 신(神)으로, 영등할머니가 인간 세상에 내려올 때, 딸을 데리고 오면 일기(날씨)가 평탄하지만, 며느리를 데리고 올 때에는 비바람이 몰아쳐 농가에 피해를 입힌다고 전한다. 이는 인간관계에 있어 친정어머니와 딸은 의견이 화합하지만,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는 불화와 갈등이 많이 있는데 비유해서 일기의 변화를 짐작한 결과이다.

일기가 불순하면 결국 농작물이 피해를 입게 되고, 일기가 순조로우면 풍작을 바랄 수 있으니, 영등할머니는 바람과 농작의 풍작과 흉작에 관계되는 농신(農神)의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영등신앙은 주로 영남 지방과 제주도에 많이 분포되어 있었다고 한다.


3월 : '삼짇날'

예로부터 음력 3월3일을 '삼월 삼짇날'이라고 하였다. 이 '삼짇날'은 봄을 알리는 명절로 이날 각 가정에서는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시절음식을 즐긴다. 예로부터 이날 -진달래꽃을 따다 찹쌀가루에 반죽하여 '화전(花煎)'이라고 부르는 둥근 떡을 만들기도 하고, 또 진달래꽃을 녹두가루에 반죽하여 만들기도하며, 녹두로 국수를 만들기도 한다.

혹 녹두가루에 붉은색의 물을 들여 그것을 꿀물에 띄운 '수면(水麵)'이라고 하는 시절음식을 만들어 먹었으며 이것을 제사상에도 올린다 -라고 하여 화전과 국수를 시절음식으로 만들어 가정에서 즐겼음을 알 수 있다.

또 삼짇날은 강남 갔던 제비가 돌아온다고 하고, 뱀이 동면에서 깨어나 나오기 시작하는 날이라고도 한다. 이때쯤 '나비나 새'도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 날 장을 담그면 맛이 좋다고 하며, 집안도 이때 수리를 하기도 하였다 한다.


4월 : '한식' (寒食:동지 후 105일째 되는 날)

'한식'은 옛 조선시대에 '설날 · 단오 · 추석'과 함께 사대명절(四大名節)에 속했다.

이 날 각 가정에서는 제사음식을 마련하여 제사를 지내게 된다. 여러 가지 술과 과일 음식을 준비하여 성묘를 하기도 한다. 이때 조상의 묘를 찾아 떼를 다시 입히고 봉분을 개수하기도 하는데, 이를 '개사초(改莎草)'라고 한다.

그러나, 한식이 음력 2월에 들면 사초를 하지만, 음력 3월에 한식이 들면 사초를 하지 않는 것이 관례로 전해지고 있다. 조상의 묘를 찾아 제사를 올리는 풍속은 '설날 아침, 한식, 단오, 추석' 네 명절에 행한다.


4월 : '사월 초파일'

이 날은 석가모니의 탄생일이라 하여 불탄일(佛誕日) 또는 욕불일(浴佛日)이라고도 하나, 민간에서는 흔히 초파일이라고 한다. 석가의 탄신일이기 때문에 원래는 불가(佛家)에서 하던 축의행사(祝儀行事)였으나 불교가 민중 속에 전파됨에 따라서 불교 의식도 차츰 민속화되기에 이르렀다.

사월 초파일의 대표적인 풍속은 '관등놀이'다. 그래서 이 날을 관등절, 연등절 또는 등석 (燈夕)이라고도 한다. 초파일을 여러 날 앞두고 각 가정이나 절에서는 여러 가지 등(燈)을 만들었으며, 가정에서는 가족의 수(數)대로 등을 만들었다. 등의 모양은 과실, 꽃, 어류, 여러 동물모양을 본떠서 만들었다. 많은 등(燈)에는 _수박등 · 마늘등 · 참외등 · 연화등 · 목단등(牧丹燈) · 잉어등(鯉魚燈) · 거북등 · 봉등(鳳燈) · 계등(鷄燈) · 학등(鶴燈) · 오리등 · 일월등(日月燈) · 선인등(仙人燈) · 칠성등(七星燈) · 고등(鼓燈) · 누각등( 樓閣燈) 등 · · ·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음력 4월8일에 밤이 되면 등에 불을 밝혀 행한다. 근원은 불교에서 나왔고 석가모니의 탄신일이다.


5월 : '단오' (5월 5일)

단오날은 고려시대의 9대 명절에 속하였고, 조선시대에는 설날, 한식, 추석과 함께 4대 명절 에 속한다. 단오는 일년 중에서 양기가 가장 왕성한 날이라 해서 큰 명절로 생각하여 이때 여러가지 풍속과 행사가 행해졌다.

전통사회에서 농가의 부녀자들은 '단오장(端午粧)'이라 하여 창포뿌리를 잘라 '비녀'로 만들어 머리에 꽂아, 두통과 재액(災厄)을 막는다고 하였고, 창포를 삶은 물에 머리를 감아 윤기를 더하게 하였다.

대표적인 놀이로는 그네뛰기와 씨름이 있다. 단오날 그네뛰기는 당시(옛시절) 여성들의 대표적인 놀이였다. 남성들의 놀이로는 씨름대회가 있었다. '의례'로 '단오제'와 '단오굿'을 들 수 있는데 각종 놀이 및 행사들과 접목되어 지역민의 축제라 할 것이다.


6월 : '유두' (6월6일)

유두날에는 맑은 개울을 찾아가서 목욕을 하고, 특별히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다.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는 것은 동쪽은 '청'이요,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곳이라고 믿는데서 기인하였다 한다. 이러한 풍속을 통해 '나쁜 기운'을 쫓을 수 있고, 여름에는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었다.

'유두' 무렵이면 농가에서는 모내기를 끝내고 김매기를 할 때이다. 아울러 가을보리를 비롯한 팥 ·콩·조 등을 파종하기도 하며, 오이 · 호박 · 감자 · 참외 · 수박 등 여름 작물을 수확하기도 한다.

풍성한 이때 조상과 농신에게 햇과일과 정갈한 음식을 차려 제를 지냄으로써 조상과 농신에 대한 감사와 풍년의 기원을 행 하고자 한 것이 바로 유두의 풍습이라 할 수 있으며, 또한편으로는 농사일로 바빴던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풍요와 여유로움을 가짐으로써, 앞으로 다가 올 여름 더위를 이겨내기 위한 지혜의 방법이기도 한 것이다.


6월 : '삼복'

삼복은 음력 6월~7월 사이에 들어 있는 속절(俗節)이다. '하지' 후 셋째 경일(庚日)을 초복, 넷째 경일(庚日)을 중복, 입추 후 첫 경일(庚日)을 말복이라 하여, 이를 삼경일(三庚日) 혹은 삼복 이라 한다. 복날은 10일 간격으로 오기 때문에 초복과 말복까지는 20일이 차이가 난다. _해에 따라서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 간격이 되기도 하는데, 이를 '월복(越伏)'이라고 한다.


7월 : '칠석'

7월7일을 칠석(七夕)이라 칭한다. 이 날은 1년 동안 서로 은하수를 사이로 멀리 떨어져 있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 이라고도 하는데, 이들의 애틋한 사랑에 대한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두사람, 견우와 직녀는 칠석날이 되면 '오작교'를 건너서, 서로 그리던 님을 만나 그동안(떨어져 있던 1년간) 쌓였던 회포를 풀고 다시 헤어지게 된다.

칠석 날이 지나고 찬바람이 일기 시작하면 밀가루 음식은 철 지난 것으로 밀냄새가 난다고 하여 꺼린다. 그래서 이때 밀국수와 밀전병이 반드시 상에 오르며, 마지막 밀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칠석'인 것이다.


7월 : '백중'

백중(百中)은 음력 7월 보름에 드는 속절(俗節)이다. 백종(百種) · 중원(中元), 또는 망혼일(亡魂日)이라고 한다. 백중의 유래에 대해서는 몇 가지의 설이 있으나 [우란분경(盂蘭盆經)]에 목련비구(木蓮比丘)가 오미백과(五味百果)를 갖추어 분 안에 넣어, 시방대덕(十方大德)에 공양한다고 하였다. 고려시대 때는 부처를 숭상하고 이 날은 항상 '우란분회(盂蘭盆會)'를 베풀었다고 한다. 오늘날 사찰에서 재를 올리는 것이 바로 이러한 내용인 것이다.

'백중'에는 여러 풍속이 전해 온다. 각 가정에서는 잘 익은 과일을 따서 사당에 천신(薦新)을 올렸으며, 궁중에서는 종묘에 이른 벼를 베어 천신을 올리기도 하였다. 농가에서는 백중날 머슴들과 일꾼들에게 돈과 휴가를 주어 즐겁게 놀도록 하였다고 한다.


8월 : '추석' (8월 15일)

추석은 우리 나라 4대 명절의 하나로 한가위, 중추절(仲秋節) · 중추가절(仲秋佳節)이라고 한다. 이때 행해지는 세시풍속으로는 '벌초(伐草) · 성묘(省墓) · 차례(茶禮) · 소놀이 · 거북놀이 · 강강수월래 · 원놀이 · 가마싸움 · 씨름 · 반보기 · 올게심니 · 밭고랑기기' 등을 들 수 있다.

절식으로는 송편을 빼놓을 수가 없다. 송편 속에는 '콩 · 팥 · 밤 · 대추' 등을 넣는데, 모두 햇것으로 한다. 이때 만드는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좋은 배우자를 만나며, 잘못 만들면 못생긴 배우자를 만나게 된다고 해서 처녀, 총각들은 송편을 예쁘게 만들기 위해 애썼다고 한다.

 

9월 : '중구'

음력 9월9일인 '중구'는 9월 중 유일한 속절(俗節)이며, 중양(重陽) 또는 중광(重光)이라고도 한다. 조선 후기에 간행된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9월 조에 의하면 "서울의 풍속을 보면 중구날 남산과 북악산에 올라가 먹고 마시며 단풍놀이를 한다." 라는 기록이 있어 _중구는 선대로부터 이어온 우리의 풍속으로 보인다고 한다.


10월 : '상달고사'

상달고사란 음력 10월에 집안의 편안함을 위하여 가신(家神)들에게 올리는 의례를 말한다. '고사'라는 말은 세시풍속상 '안택(安宅)'이라는 말과 혼동되어서 구분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고사는 주로 상달고사를 말하며 추수에 대한 감사의 의미가 강하고, 안택은 주로 정월에 행해지며 연초의 액막이 및 행운기원의 의미가 강하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고사 혹은 안택이라는 이름은 중부를 포함한 중부 이북지방에 분포되어 있고, 영호남 지방에서는 도신(禱神) 또는 '도신제'라고 부른다.


11월 : '동지'

흔히 동지를 '작은 설'이라 하며, 설 다음 가는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옛 말에 '동지가 지나야 한살 더 먹는다' 혹은 '동지팥죽을 먹어야 한살 더 먹는다' 라는 말이 전한다. 이는 팥죽을 먹을 때 새알심을 나이 수대로 먹는데, 여기서 옛 말이 비롯되었다고 한다.

동짓날에는 어느 가정에서나 팥죽을 쑤어 먹는데, 팥을 삶아 으깨어 체에 걸르고, 이 물에 찹쌀로 만든 새알 만큼 크기의 단자를 만들어 넣은 죽을 쑨다. 죽에 넣을 이 단자를 '새알심'이라고 한다. 예로부터 팥죽을 끓여서 먼저 사당에 올리고, 그 다음에 집안의 곳곳에 팥죽을 한그릇씩 떠 놓은 후에 집안 식구들이 모여 팥죽을 먹었다고 한다.


12월 : '제석'

한해, 1년의 마지막날인 섣달 그믐날 밤을 제석(除夕) 또는 제야(除夜)라고 하는데, 이는 한해를 마감 하는 날로, 한 해가 끝남을 기념하여 지내는 것으로 1년 동안의 묵은 잡귀를 쫓아내고 새해를 깨끗하게 맞이하려는 의도에서 행하였던 풍속이다.

'제석' 다음 날이 바로 설날이다. 그래서 제석에는 설날 차례를 지내기 위해 여러가지 음식을 만드는데, 이를 세찬(歲饌)이라 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제석에는 한 해의 마지막 가는 날이므로 그 해의 모든 빚을 청산하는 미덕이 있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