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역사 속의 음식 이야기

難勝 2009. 9. 27. 04:17

 

 

육식 금했던 고려땐 두부요리가 발달했지.


밥상머리에서 대화가 줄어든다면, 우리가 늘 먹는 음식도 훌륭한 얘깃거리가 될 수 있다.

불고기, 비빔밥, 간장·된장, 전과 국수….


불고기의 조상은 고구려 시대의 '맥적'이었다.

맥은 예맥족의 후손인 고구려를, '적'은 꼬챙이에 꿰어 구운 고기 요리를 가리킨다.

고기에 갖은 양념을 재웠다가 구워 먹는 맥적은 불교가 강했던 고려시대에 맥이 끊겼다가, 몽골족의 영향으로 다시 살아나 설야멱적·너비아니구이·불고기로 이어졌다.

달착지근한 불고기의 맛을 내는 양조간장은 일제시대에 들어온 것이라, 이전의 불고기는 짠맛이 매우 강했다.


기름에 지글지글 부쳐 먹는 빈대떡은 원래 '가난한 사람의 떡'(貧者떡·빈자떡)이란 뜻이다. 조선시대 흉년이면 유랑민이 남대문으로 모여들었는데, 이때 잘사는 양반집에서 빈자떡을 소달구지에 싣고 와 "누구누구 집의 적선이오~" 하면서 던져주었다는 것이다.

궁중음식으로 알려진 신선로는 조선 연산군 때 귀양 간 정희량이라는 선비가 산속에서 자신이 개발한 화로로 만든 음식이라는 일화도 있다.


지금의 배추를 만들어 낸 사람이 '씨 없는 수박'으로 유명한 우장춘 박사라는 사실도 새롭다.

그가 1950년대 우리 땅에 맞는 우량 채소 종자를 개발해 지금의 배추김치가 탄생하게 됐다는 것이다.


고려 때 중국 수나라를 통해 들어온 상추는 비단값보다 비싸 '천금채'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했다.

육식을 금했던 고려에서 발달한 것이 바로 두부와 쌈.

벌레가 꼬이지 않고 잎이 연한 상추는 특히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