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범죄 - 음주 성범죄자는 형량 감경, 음주 운전자는 법대로

 

 

술 권하는 법정 - 성범죄자 '술 취하면 면죄부?'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음주 성범죄자에 대한 양형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회의과정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8살 여자 어린이를 성폭행해 영구장애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는 조두순씨의 경우도 범행 당시 술에 취했다는 이유로 형량이 감경된 만큼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과 양형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양형위원회 소위원회에서

"술을 마시고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감경사유에서 빼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다수의 반대로 채택되지 못했다고 하는데......

당시 소위원회를 주관한 위원장은

"심신미약은 법률상 감경사유기 때문에 뺄 수 없다"는 의견을 냈고,

이에 다른 일부 위원이

"성범죄에서 심신미약이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을 제시했지만

"주취감경 관행은 문제지만 심신미약으로 판단되면 양형에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같은 양형위의 판단은 형법 제10조의 '심신미약자의 행위는 형을 감경하고, 위험발생을 알면서도 스스로 심신장애를 야기한 자의 행위는 감경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에 의거,

술에 취한 상태도 심신미약으로 봐야 하기 때문에 감경사유에서 뺄 수 없다는 논리인데......

정신지체 등의 이유로 심신미약이 인정되는데는 문제가 없지만,

스스로 술을 마시고 범죄를 저지른 자까지 심신미약의 범위에 포함시켜야 할지......

법정이 술을 먹인다(?)

실제로 살인사건과는 달리 성범죄 사건에서 음주가 감경사유로 인정되는 경우가 많아, 법조계 안팎에서는 '법정이 술을 먹인다'는 웃지못할 우스개까지 있고,.

피고인 변호사들은 음주가 감경사유로 인정될 수 있다는 헛점을 잘 알고 있으며, 피고인 심문에서 '술 많이 드셨죠?' 같은 황당한 질문부터 하기도 한다고......

소주 한두 잔 정도 마시고 저지른 범죄인데도 감경사유를 인정받기 위해 만취상태서 저지른 것으로 범죄가 뻥튀기되는 현상이랍니다.

"미운 놈 때리고 싶으면 술 마시고 때려야 집행유예로 풀려난다는 농담도 있다"는 말이 전혀 우습게 들리지 않는 이유입니다.

어느 기자의 한 줄 기사입니다.

술 먹고 미성년자 추행하면 형량 감경, 운전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