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용궁에 다녀온 수로부인

難勝 2009. 11. 7. 07:32

용궁에 다녀온 수로부인

 

성덕왕 때에 순정공(純貞公)이 강릉 태수 지금의 명주로 부임할 때 바닷가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그 곁에 바위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둘러서서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데, 높이는 천 길이나 되고 그 위에는 철쭉 꽃이 활짝 피어있었다. 공의 부인 수로(水路)는 이것을 보고 가까이 모시던 이들에게 청했다.

“저 꽃을 가기고 싶다.”

“그 곳은 사람들이 발차취가 이르지 못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모두 안되겠다. 했다. 그 곁으로 한 늙은이가 암소를 끌고 지나가다가 부인의 말을 듣고 그 꽃을 꺾어 와서는 또한 가사를 지어 바치었다. 그 늙은이는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없었다.

또, 이틀을 가자 임해정 이 있었다. 그 곳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는데 바다의 용이 문득 부인을 끌고 바닷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공은 땅에 넘어져 주저앉았으나 아무런 계책이 없었다. 또한 노인이 있어 말했다.

옛날 사람 말에 뭍사람 말은 쇠 같은 물건도 녹인다. 했으니 이제 바닷 속의 짐승이 어찌 용(龍) 사람의 입을 두려워하지 않겠습니까? 당연히 경내의 백성을 모아야합니다. 노래를 지어부르고 막대로써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공은 그 말을 따라 하였더니 용이 부인을 받들고 바다에서 나와 공에게 바치었다. 공이 부인에게 바닷 속 일을 물으니 부인이 대답했다.

“일곱 가지 보물로 장식한 궁전에 음식은 달고 향기로우며 인간의 음식은 아닙니다.”

이 부인 옷에서는 이상한 양기가 풍겼는데, 세간에서는 맡아보지 못한 것이었다. 수로부인은 용모가 세상에 견줄 이가 없었으므로 매양 깊은 산이나 못을 지날 때면 번번히 신물들에게 불들림을 입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