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불교의 인생비유 - 안수정등

難勝 2009. 12. 22. 05:19

(1) 인생비유 

어떤 사람이 벌판을 걷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성난코끼리가 달려왔다. 그는 코끼리를 피하기 위해 마구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 달리다 보니, 몸을 피할 작은 우물이 있었다. 우물에는 마침 칡넝쿨이 있어서 급한 나머지 그것을 타고 아래로 내려갔다. 그런데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두려움에 위를 쳐다보았더니 코기리가 아직도 성난 표정으로 우물 밖을 지키고 있었다. 게다가 어디선가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 주위를 살펴보니 흰 쥐와 검은 쥐가 번갈아가며 칡넝쿨을 갉아먹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뿐만 아니라 우물 중간에서는 작은 뱀들이 왔다. 갔다 하면서 그를 노리고 있었다. 그는 두려움에 떨면서 칡넝쿨을 잡고 매달려 있었다. 그 때 어디선가 벌 다섯 마리가 날나와 칡넝쿨에 집을 지었는데, 그 벌집에서 꿀이 한 방울씩 아래로 떨어졌다. 그는 그 꿀을 받아먹으면서 달콤한 꿀맛에 취해 자신의 위급한 상황을 잊은 채, 꿀이 왜 더 많이 떨어지지 않나 하는 생각에 빠졌다.

 

 이 이야기는 <불설비유경>의 ‘안수정등도’에 나오는 인생에 대한비유다. 여기서 코끼리는 무상하게 흘러가는 세월을 의미하고, 칡넝쿨은 생명줄을, 검은 쥐와 흰 쥐는 밤과 낮을 의미하다. 작은 뱀들은 가끔씩 몸이 아픔 것이고, 독사는 죽음이며, 벌 다섯 마리는 인간의 오욕락을 말한다. 오욕이란 재물욕, 색욕, 식욕, 명예욕, 수면욕을 말한다. 이와 같이 자신의 처지를 잊은 채 탐욕의 꿀맛에 취해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어리석은 인생이다.

어떤 사람은 욕망이 없다며 인생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고 물을 것이다. 그러나 욕망으로 얻는 것보다 욕망 때문에 잃는 것이 더 많다. 눈앞의 이익에 집착하는 마음은 지혜를 흐리게 한다. 이러한 어리석음을 없애고 참된 지혜를 발현토록 해야 한다. 어리석음으로부터 깨어날 때 우리는 코끼리와 독사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깨닫는 순간 코끼리도, 우물도, 두 말리의 쥐도, 독사와 뱀도 말끔이 사라지고 완전한 자유와 진정한 기쁨을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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