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갈가마귀 둥지찾아 西로 가는데...

難勝 2010. 5. 21. 21:23

 

이황(李滉)의 만보(晩步) 中에서

 


잊음 많아 어지러이 책 뽑아 놓았다가,

이리저리 흩어진 책을 다시 정리하네.


해는 문득 서쪽으로 기울어지는데,

강 빛에 숲 그림자 흔들리누나.


막대에 의지하고 뜨락에 내려

고개 들어 구름 재를 바라다보니.


아득하게 밥 짓는 연기가 일고,

으스스 산과 벌은 싸늘하구나.

 

선행 법우님의 인사 글 읽다가 떠오른 한시입니다.

 

매화 한 가지에서도 깨달음을 얻은 尼僧이지만,

둥지찾아 서쪽으로 가는 갈가마귀의 심정을 알기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