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수련을 보며

難勝 2010. 8. 10. 04:50

 

 

수련을 보며


내 모습 보려 해도 어디에도 없는 나

발 아래 보았더니 거기에 내가 있다

서늘한 바람 불어와 출렁이는 그 얼굴


눈 닦고 다시 보아도 전혀 내가 아니다

이웃들 건너보며 살며시 눈치 보며

다시금 내려 보아도 난생 처음 보는 얼굴


긴 한숨 내려 쉰 가슴을 쓰다듬고

흐르는 구름에게 살며시 물었더니

그 자리 바로 그곳이 본디의 자리란다

 

그제야 지난 세월 궁금한 사연들이

회오리로 몰려와 번개로 후려치고

귓전에 울리는 뇌성,


사는 대로 살으란다



수련은 꽃도 예쁘고 다양한 색으로 뽐내기도 하지만, 수면에 비치는 자기의 모습을 보며 얼굴과 몸매를 끊임없이 가꾸는 모습 같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떠오르는 한 자락 "나르키소스"의 전설.


-나르키소스 (〔그〕 Narkissos)-

     요약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청년.

     내용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미청년으로 나르시스라고도 한다.


물의 신 케피소스와 님프 레리오페의 아들로서, 물 속에 비친 자기 모습의 아름다움에 홀려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결국 물에 빠져 죽어서 수선화로 피어났다고 한다.


그가 태어났을 때 예언자 테이레시아스는 나르키소스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지 않아야 오래 살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가 미청년으로 성장하자 많은 처녀와 님프들이 구애하였으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님프인 에코도 거절당해 절망한 끝에 여위어 뼈와 가죽만 남아 <메아리>만 남았다고 한다. 거절 당한 처녀들의 원한을 아프로디테나 네메시스가 듣고 결국 그를 죽게 만들었다고 한다.


그의 이름은 <자기애(自己愛;narcissism)>를 가리키는 정신분석학의 용어로 쓰이고 있다.

      참고 : 야후 백과사전에서 검색 요약

 


어떻든 나를 잊지 말아 달라는 물망초의 전설이나 자기를 사랑하는 감정에 도취해 정신없는 수선화의 전설이나 전설은 전설 이지만 요즈음의 세월을 보면서 씹어 볼만한 대목이 있지는 아닐까?


그런데 수련의 전설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즉,

어느 여신에게 딸 세 명이 있었는데 그녀는 딸을 한명씩 불러 "커서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물어보았다.


맏딸은 물을 지키는 "물지기"가 되겠다고 했고,

둘째딸은 "물을 떠나지 않고 엄마 분부대로 하겠다."고 대답했고,

막내딸은 "어머니께서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대답 했단다.


그 후 어머니는 그들의 원대로 맏딸은 밖의 바다를 지키는 여신으로 만들고, 둘째 딸은 안쪽 바다를 지키는 여신으로, 그리고 막내딸은 파도가 일지 않는 호수의'수련'으로 피어나게 하였다고 한다.

 


수련은 자기도취에 빠져 오만함을 일삼는 것도 아니요,

수련은 죽으면서도 자기를 잊지 말라는 가련한 녀석도 아니요,

신으로 태어나는 것도 마다하고 세상에 군림 하는 것도 아니요,

주어진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평범한 그리고 너무나 인간적인 꽃이다.


그래서 꽃말도 <담백, 결백, 신비,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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