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님의 세월
생의 뜨락에 인생의 낙엽들 하나 둘 쌓이고,
머리 꼭대기에 흰 눈이 덮여가는 아버님의 계절입니다.
서슬 퍼런 호령도 용기도 기백도
세월의 강 속에서 조약돌이 되고 모래알이 되고,
이제는
너무나 작고 초라한 모습으로 누워있습니다.
'밥 잘 먹나?
기도 많이 하거라
바르고 곧게 살아라'
늘 듣던 그 말들이 수화기 너머 너무나 희미하게 들리던 그날,
나는 목놓아 울었습니다.
겨울 맞은 감나무처럼 온 몸을 떨며 울었습니다.
나의 아버님을 초라하게 만든 세월의 서러움에
서럽게 서럽게 울었습니다.
* 강태광님 글입니다.
'拈華茶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 한 잔에 가을을 타서 (0) | 2010.09.28 |
---|---|
술잔을 잡고 달에게 묻는다 (0) | 2010.09.28 |
빈 술잔에 (0) | 2010.09.20 |
너 없이 백년을 혼자 사느니 (0) | 2010.09.20 |
존재의 이유 (0) | 2010.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