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효사에 서린 황효자 전설
조선조 인조때 원주에는 일찌기 아버지를 여의고 편모슬하에서 성장하는 황무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너무나 집안이 가난했기 때문에 태어난 마을에서 살지 못하고 이사를 갔는데 그곳이 지금의 원주시 문막읍 반계리 골무내기라는 마을이었다.
그는 비록 가난해도 천성이 순하고 효성이 지극한데다가 학문에 열중하였다.
특히 그의 준수한 용모는 이채를 띄었는데 그의 등잔만한 두 눈의 빛남은 그가 범상한 인물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그가 처음 출사한 곳이 강원 감영.
골무내 마을에서 강원 감영까지는 50리 길이나 됐다. 새벽밥을 지어 먹고 일찍 집을 나서서 감영에 도착하면 그때야 치악산의 아침해가 뜨곤 했다. 점심과 저녁밥을 대개 감영에서 먹게 되는데 워낙 가난한지라 항상 집에 혼자 계신 어머니의 끼니 걱정에 가슴을 죄었다. 때로는 자기가 먹을 저녁밥을 먹지 않고 가슴에 품고 빨리 달려가 어머니를 대접하는 날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이었다.
한 그릇의 밥을 식을세라 품에 안고 바쁜 걸음으로 감영 밖을 벗어나는데 호랑이 한 마리가 앞을 가로막았다. 담력이 있다고 한 그도 머리끝이 쭈뼛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찌 나를 이처럼 놀라게 하는고. 썩 물러가지 못할까?"
하고 호령을 했다. 그러나 호랑이는 끄떡도 하지 않고 있다가 슬며시 자기의 등을 그의 앞으로 돌려대는 것이었다.
"그럼 네 등에 나를 타라는 말이냐?"
담력이 있는 그는 황소만한 호랑이의 등에 털썩앉았다.
그러자 호랑이는 다소곳이 골무내로 향하는 것이었다. 이때부터 그는 아침저녁으로 호랑이 등에 업혀 왕복 일백리길을 출퇴근하게 되었다. 호랑이도 그의 효성을 알아주는 듯 관가에서 어머니 저녁밥을 가지고 가는 날이면 날쌔게 그를 집에까지 데려다 주었다. 특히 좀 늦게 퇴근하게 되어 어두운 밤길을 달리면 호랑이 눈빛과 그의 눈빛이 네 개의 등불같이 밝아 사람들은 사등선생 행차라고 일컬었다.
그러던 중 며칠 동안 호랑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궁금히 생각하고 있는데 어느날 밤 꿈에 자기가 타고 다니는 그 호랑이가 함정에 빠져 슬피 울고 있었다. 깜짝 놀라 잠을 깬 그는 꿈에 본 곳을 찾아 나섰다. 몇 십리 산길을 달려 찾아가는데 날이 밝고 어느덧 점심때가 되었다. 충주 어느 깊은 산골짜기에 다다랐는데 사냥꾼 몇이 모여 "이것을 어떻게 잡아야 하지?" 하며 의논을 하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자기가 찾는 호랑이가 덫에 걸려 있었다. 그는 사냥꾼들에게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고 그 호랑이를 덫에서 구해주었다. 그를 본 호랑이는 마치 길들인 강아지 같았다. 이것을 본 사냥꾼들은 호랑이를 다루는 용의 아들이라 하여 자룡이라 일컬었다.
그는 두 번이나 아내와 헤어졌는데 이유인즉 아내가 어머니를 잘 모시지 않는다 해서였다. 기름 항아리를 오줌통이라고 해서 번번이 쏟아버리는 어머니의 망령을 받아들이지 못하는데서였다. 이리하여 세 번째 맞이한 아내가 윤씨였다. 윤씨는 전의 두 아내보다 슬기로운 여인이었다. 그네는 설령 시어머니가 기름항아리를 오줌통 이라고 우겨도 "네 그렇습니다. 어머니 제가 비워놓지요"
하고서는 정작 오줌통과 바꿔들고 나가고는 했다는 것이다.
황효자의 어머니는 오랜 병으로 고생이 끊일 날이 없었다. 특히 겨울철로 접어들면 기침병으로 곁에서 보기조차 민망할 정도였다. 그는 어머니의 병을 고치기 위해 용하다는 의원은 모두 찾아다녔다. 엄동설한인데 어느 의원이 말하기를 잉어를 구해서 먹으면 효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살을 에일듯한 찬바람 속에서 두꺼운 얼음장을 깨자 그 속에서 비늘도 찬란한 잉어 한 마리가 얼음 밖으로 튀어나와 버둥대고 있지 않은가?
그는 천지신명께 감사하고 그것을 집에 가져다 어머니의 약으로 해드렸다.
한준겸의 행장기에 의하면 그가 85세로 운명했는데 그때가 효종 3년 4월 22일(1652년).
그의 효행이 널리 알려져 충효공이라는 시호가 내려졌고 사당을 세워 충효사라 하였다.
사당은 일제말엽까지 명륜동에 있는 향교자리에 있었으나 퇴락하여 그의 후손들이 살고 있는 골무내기로 옮겨갔다.
마을 뒷산에는 황효자의 묘와 사당이 있으며 그 옆에 호비가 세워져 있다.
'원주해설사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원사는 원주에도 있지요 - 바람난 주지스님과 용마바위 (0) | 2011.01.01 |
---|---|
거돈사 원공국사승묘탑(부도) - 원주의 출향문화재(보물) (0) | 2010.12.30 |
충효사 - 효자 황무진의 안식처 (0) | 2010.12.27 |
영전사지 보제존자사리탑 2기 - 원주의 출향문화재(보물) (0) | 2010.12.27 |
속초의 겨울바다를 걷는다 (0) | 2010.12.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