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남매와 생선장수 어머니
어머니는 홀로 6남매를 키우셨습니다.
어머니는 생선 장수셨습니다.
어머니가 자식들 입에 밥술이라도 넣어줄 수 있는 길은 생선을 가득 담은 함지를 머리에 이고 다리품을 파는 일 뿐이었습니다.
어머니의 행상은 하루도 빠짐없었습니다.
그래봐야 6남매 한 끼 식량을 사기도 빠듯한 벌이였습니다.
그래도 봉지쌀을 팔아 돌아오는 저녁이면 어머니의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어머니가 방문을 열고 들어오면 어린 6남매는 반갑게 어머니를 맞이했습니다.
아이들의 소원은 하얀 쌀밥을 양껏 먹어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밥은 언제나 모자랐고, 6남매는 먹을 것만 보면 허겁지겁 달려들었습니다.
그러니 밥상머리에 둘러앉으면 서로 많이 먹겠다고 야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매 끼니마다 밥을 드시면서 거의 반 그릇을 남기시면서도 자식들에게는 절대 주지 않으시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엄마 밥 내가 먹으면 안 돼요?"
아이들이 숟가락을 빨며 애원해도 어머니는 손으로 밥그릇을 가리시면서 단호한 목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이건 안 된다고 했잖니!"
아이들은 그럴 때마다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밥상머리에서 떠나지 않으려는 막내와 실랑이를 벌이다 그만 밥상이 기울어지면서 어머니의 밥그릇이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그때 뭉툭한 것이 밥그릇에서 튕겨져 나왔습니다.
"엄마, 이게뭐야?"
어머니는 어쩔 줄 몰라 했습니다.
아이들은 그제야 어머니가 남은 밥을 주지 못하는 이유를 알았습니다.
어머니 밥그릇에서 튕겨져 나온 것은 밥이 아니라 큼직한 무 토막이었던 것입니다.
밥그릇에 쏙 들어가게 깎은 무 토막에 밥알이 아슬아슬하게 붙어있었던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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