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가난한 신혼 부부 - 왕후의 밥, 걸인의 찬

難勝 2010. 12. 30. 07:33

 

 

가난한 신혼 부부

 

보통의 경우라면, 남편이 직장으로 나가고 아내는 집에서 살림을 하겠지만, 그들은 반대였다.

남편은 실직으로 집안에 있고, 아내는 집에서 가까운 어느 회사에 다니고 있었다.

 

어느 날 아침, 쌀이 떨어져서 아내는 아침을 굶고 출근을 했다.

"어떻게든지 변통을 해서 점심을 지어 놓을 테니, 그 때까지만 참으오"

출근하는 아내에게 남편은 이렇게 말했다.

 

마침내 점심시간이 되어서 아내가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은 보이지 않고, 방 안에는 신문지로 덮인 밥상이 놓여 있었다. 아내는 조용히 신문지를 걷었다.

따뜻한 밥 한 그릇과 간장 한 종지… 쌀은 어떻게 구했지만 찬까지는 마련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내는 수저를 들려고 하다가 문득 상 위에 놓인 쪽지를 보았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걸로 우선 시장기만 속여주오"

 

낯익은 남편의 글씨였다.

순간, 아내는 눈물이 핑 돌았다.

왕후가 된 것보다도 더 행복했다.

 

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행복감에 가슴이 부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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