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오해와 진실
영역 다툼할 땐 인정사정 없는 폭군
보드라운 털, 긴 귀와 다리, 그리고 오물오물 풀을 뜯는 귀여운 모습이 사랑스러운 토끼. 하지만 당신이 아는 토끼가 전부는 아니다. 토끼에 관한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 보자.
◆토끼, 귀가 길어 잘 듣는다?
토끼의 긴 귀는 청각 발달과 무관하다. 사람보다 소리에 약 2배 민감하지만, 귀가 길어 잘 듣는 것은 아니다. 산토끼 중에는 상대적으로 짧은 귀를 가진 종류도 있다. 이재용 어린이대공원 관리소장은 "일반적으로 날씨가 추운 곳에 사는 토끼의 귀가 길다"며 "애완 토끼의 경우 미용상 귀를 길게 개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다른 동물들보다 잘 듣는 것도 아니다. 토끼가 들을 수 있는 음역은 350~4만㎐로 개의 15~5만㎐, 고양이의 60~6만5000㎐보다 훨씬 좁다.
◆토끼는 날쌘돌이?
평지와 오르막에서는 날쌔지만, 내리막에서는 거북이걸음이다. 원인은 긴 뒷다리에 있다. 토끼의 평균 달리기 속도는 시속 약 50㎞다. 앞다리보다 2~3배 긴 뒷다리를 접었다가 펼 때 반작용으로 속도를 낸다. 하지만 내리막에서는 긴 뒷다리 탓에 몸이 앞으로 쏠려 속도를 내면 굴러 내려오기 일쑤다. 권오길 강원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사냥꾼들이 산 위에서 아래로 토끼몰이를 하는 것은 토끼의 이 같은 맹점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토끼는 온순하다?
천만의 말씀. 토끼에게도 사나운 면모가 있다. 영역 구분에 민감해 자신이 거느리는 구역에 다른 토끼가 들어오면 인정사정없이 내몬다. 에버랜드 허강석 동물관리과장은 "영역을 빙글빙글 돌다 앞발을 들어 가격하고, 날카로운 이빨로 상대방을 물어뜯어 피를 보는 일도 잦다"고 했다. 화가 나면 '크크크' 소리를 내 위협하거나 뒷다리를 동시에 들었다가 바닥에 구르는 동작인 '스텀핑(stomping)'을 반복한다.
◆토끼눈=빨간 눈?
역시 잘못된 상식이다. 검은색이나 푸른색 눈을 가진 종(種)이 더 많다. '알비노', 즉 멜라닌 색소 결핍종인 하얀색 집토끼의 눈동자만 붉다. 멜라닌 색소가 없어, 망막 안쪽으로 흐르는 피가 반사돼 눈동자가 빨갛게 보이는 것이다. 허강석 과장은 "인공 교배로 만들어진 알비노 토끼가 민간에 많이 보급돼 익숙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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