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십이지신 중의 토끼

難勝 2010. 12. 28. 04:44

 

 

 

십이지신 중의 토끼

 

정초가 되면 누구나 올해는 무슨 띠의 해이며, 그 해의 수호 동물(守護 動物)이라 할 수 있는 십이지의 띠동물이 지니고 있는 상징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찾아서 새해의 운수를 예점(豫占)하려고 했다. 또한 그 해에 태어난 아이의 운명과 성격을 띠동물과 묶어서 해석하려는 풍속도 있어 왔다.

 

새로운 띠동물을 대하면서 그 짐승의 외형, 성격, 습성 등에 나타난 상징적 의미를 통해 새해를 설계하고 나름대로 희망에 찬 꿈과 이상을 품는다. 이러한 것을 가지고 운명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근거가 없는 일이지만 다만 세상이 시끄럽고 개인의 미래 생활이 불안하여 해가 바뀔 때마다 어떤 새로운 기대를 걸어 보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인지 모른다.

 

십이지는 시간과 방위를 나타내는 시간신과 방위신으로 나타나면서 불교와 결부된다. 불화(佛畵)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약사여래 권속으로서 십이지 신장으로 표현된다. 점술가들은 각각 시간과 방위에서 오는 사기(邪氣)는 그 시간과 방위를 맡은 12지의 동물이 막고 물리친다고 믿었으며, 불가(佛家)에서는 그 시간과 방위를 지키는 불보살과 신중이 물리친다고 믿었다.

 

십이지의 띠동물 순서가 정해진 사연은 쥐가 십이지의 첫자리가 된 설화에서 엿볼 수 있다.

 

옛날,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주고자 했다. 이에, 그 선발 기준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정월 초하루에 제일 먼저 천상의 문에 도달한 짐승으로부터 그 지위를 주겠다고 했다.

 

이 소식을 들은 각 짐승들은 기뻐하며 저마다 빨리 도착하기 위한 훈련을 했다. 그 중에서도 소가 가장 열심히 수련을 했는데, 각 동물들의 이런 행위를 지켜보던 쥐가 도저히 작고 미약한 자기로서는 먼저 도달함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여, 그 중 제일 열심인 소 등에 붙어 있었다.

 

정월 초하루가 되어 동물들이 앞다투어 달려왔는데, 소가 가장 부지런하여 제일 먼저 도착하였으나, 도착한 바로 그 순간에 소에게 붙어 있던 쥐가 뛰어내리면서 가장 먼저 문을 통과하였다. 소는 분했지만, 두 번째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신묘년 새해의 지신인 토끼에 대해 알아본다.

 

토끼[卯]

 

① 문화 영웅적 속임수의 명수 : 호랑이를 속이는 토끼, 자라를 속이는 이야기에서 토끼는 체구가 크고 힘은 강하나 우둔한 동물들에게 저항하는 의롭고, 꾀 많은 동물 구실을 도맡아 한다.

 

② 달 = 여성 = 토끼 : 달의 이칭은 토월(兎月)인데, 달 속의 토끼가 떡방아를 찧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다. 달의 이지러짐과 만월의 주기는 여성의 생리 현상과 동일하다. 달의 차가움이 음(陰)과의 관계 등으로 연상되어 토끼는 여성 원리에 속하는 동물이다.

 

③ 꾀쟁이[智者], 재빠름, 소심함(놀란 토끼) : 일반적으로 토끼는 꾀보 꾀쟁이 재빠름을 상징한다. 그런가 하면 '놀란 토끼 같다'라는 말에서 보듯이 토끼의 소심함과 경망함, 겁쟁이를 이르기도 한다.

 

④ 충성 불로장생 : 토끼는 민첩한 특성 때문에 심부름꾼이나 전령 등의 역할을 자주 맡는다. 이러한 역할은 유교적인 측면에서 충성스러운 동물로 나타난다. 민간 설화에서 옥토끼는 달에 살면서 떡을 찧거나 불사약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래서 토끼는 도교적으로 장생불사를 표상한다.

 

⑤ 속신 : 언청이(임산부가 토끼고기를 먹으면 언청이를 낳는다) 상묘일(토끼날 여자가 남의 집 여자나 나무그릇을 집안에 들어오지 않는다)

 

⑥ 유물·유적 그림 : 뒷다리가 튼튼해 잘 뛰므로 나쁜 기운으로부터 잘 달아 날 수 있고, 윗입술이 갈라져 여음(女陰)을 나타내니 다산을 할 것이고, 털빛이 희니 백옥 같은 선녀의 아름다움이 있다(벽사 다산 아름다움).

불로장생 약을 찧고 있는 토끼와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 두꺼비의 모습을 그린 그림에서 이들은 달의 정령(精靈)이다. 고려청자투각칠보향로는 둥근 달을 칠보문으로 투각하고 연꽃으로 받친 향로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받침 다리를 토끼로 만든 것은 '토끼 같은 자식새끼'라는 말처럼 부부애와 자손의 기원을 나타낸다. 조선 시대 민화에서는 계수나무 아래에서 방아찧는 토끼를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은 방아찧기로 부부애를 은유한 것이다.

 

⑦ 각국의 풍속 : 달 장생불사 민첩(중국), 영리함 교활함(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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