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斷食)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제 9권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정사(精舍) 한 가운데에는 관자재보살상(觀自在菩薩像)이 있는데 몸체는 작지만 위엄이 있으며 손에는 연화(蓮華)를 들고 머리에는 불상(佛像)을 이고 있다. 항상 여러 사람이 단식(斷食) 서원하면서 보살을 친견(親見)하고자 하는데 7일, 14일 혹은 한 달 동안 하며 감응(感應)이 있는 사람은 관자재보살이 나타나 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을 경험하기도 한다.”
위의 인용문(引用文)에서 알 수 있듯이 불교에서 단식(斷食)이란 어떤 기원의 성취를 위하여 일정한 기간 동안 음식을 섭취하지 않고 정진(精進)하는 것을 말한다.
단식을 수반하는 정진은 어떠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불보살(佛菩薩)께 정성을 드리는 기도수행(祈禱修行)에서 자주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단식하면서 기도하는 것을 단식기도(斷食祈禱)라고 한다. 그러나 이 단식은 불교의 독특한 수행법(修行法)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이미 알려져 있는 것처럼 부처님은 성도(成道)하기 전 6년의 고행 기간 중에도 당시 인도의 수행법에 따라서 몇 개월을 먹지 않는 단식수행(斷食修行)을 하기도 했으나 그러한 고행(苦行)이 깨달음을 얻는 진정한 길이 아님을 알고는 중도행(中道行)을 말씀하셨다.
그러나 후기불교(後期佛敎)의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밀교(密敎)에서는 단식을 행하는 경우가 많은데 소실지갈라경(蘇悉地羅經) 하권(下卷)에 이렇게 설하고 있다.
“널리 기원(祈願)을 청하는 법칙을 행한다. 2월 8일, 14일, 15일이나 혹은 일식(日蝕)이나 월식(月蝕) 때에 하루 종일 먹지 않고 3일이나 혹은 7일을 지내면서...... (중략) 존상(尊像)을 생각하여 염하면 꿈속에서 자부주(自部主)나 진언주(眞言主) 혹은 명왕(明王)을 본다. 마땅히 알아야 하니 이 상(相)은 성취(成就)의 상인 것이다.”
이러한 까닭에 밀교에서는 비법(秘法)을 닦기 위해서는 몸을 청정히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단식(斷食)을 수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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