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축의금 이야기

難勝 2011. 1. 22. 05:32

 

아름다운 축의금 이야기

 

우리 동기들 연륜으로 볼 때 이제 본격적으로 자녀 결혼이 잦을 법한 나이가 됐다.

 

인생의 황금기를 맞는 신혼부부에게는 꿈같은 시작이지만 예식장을 순례해야 하는 우리 또래들에게는 부담스러운 세월의 시작이다.

최근 인터넷에서 “어느 축의금 이야기”를 보고 그 사연이 따듯해 소개해 보기로 한다. 그 사연은 대략 아래와 같다.

 

십년 전 아들 결혼식 때 친구가 축의금으로 백만원을 냈다.

그때는 친구가 대단히 고마웠다. 친구에게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살았다.

 

그런데 며칠 전 친구로부터 아들 결혼 청첩장을 받았다. 기쁜 마음보다 걱정이 앞섰다. 하루 하루 살기에도 빠듯한 생활인데 축의금을 챙길 일에 걱정이 앞섰다.

마누라와 상의한 결과 일숫돈을 얻어서라도 축의금을 내기로 했다. 일수 얻고 나니 마음이 후련했다.

 

결혼식장에서 만난 친구는 악수를 하며 연신 ‘와 줘서 고맙다’고 했다.

바쁜 와중에도 안부까지 물었다. 아내와 나는 일숫돈으로 축의금 빚을 갚은 것을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 후 집으로 친구의 등기우편이 배달됐다.

웬 인사장을 등기로 보낼까 의아해하며 뜯어 봤더니 눈 익은 친구의 친필 글씨가 담겨 있었다.

“이 사람아! 내 자네 형편 다 아는데 무슨 축의금을...

자네 살림 어려운 것 아는데 이게 무슨 짓인가. 자네 우정을 돈으로 사려고 했는가? 이 사람아 난 자네 친구네.

어려운 자네 형편에 백만원이 뭔가. 만원이면 족하네. 구십구만원 보내니 그렇게 알게. 이 수표 안 받는다면 자네를 친구로 생각지 않겠네. 아들 결혼식에 참석해줘 고맙네. 틈나면 옛날 그 포장마차에서 참새고기에 소주 한잔 하세”

 

친구의 형편을 십분 살피고 축의금을 돌려준 친구의 마음 씀씀이가 따듯했다.

또한 10년 전 친구의 호의에 보답하려고 일숫돈까지 챙긴 친구의 행동도 가슴을 찡하게 만들었다.

무리해서라도 마음의 표시를 전할 수 있었기에 상대 친구를 감동시킬 수 있었을 게다.

 

마음과 행동으로 자신의 뜻을 표시하는 두 친구가 아름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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