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뻔뻔해야 산다

難勝 2011. 1. 22. 05:49

 

분열을 피하자는 생각에서,

조용히 지내자니 들리는 소문 속에서 깨달은 진리.

 

세상은 뻔뻔해야 산다.

 

세상을 보면 참 웃긴 경우가 있다.

 

백번 잘해도 한번 못하면,

"그럴 줄 몰랐다",

"역시 사람은 두고봐야 안다",

"위선자 새끼" 라는 혹평이 쏟아져 엄청난 배신을 한 인간처럼 취급하며 상종 못할 중범죄자 취급하고....

 

백번 못해도 한번 잘하면,

"제대로 개과천선했다",

"사람은 역시 원래 착하다",

"믿을 만하다" 하며 대단히 좋은 일을 한 것이고 탁월한 성인이라도 납신 것처럼 취급하는 거다.

 

엄연히 두고 보면 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애초부터 불변으로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너무나도 쉽게 잊는 것은 물론 완전히 반대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더 재미있는 건 한번 못했을 때 입장을 확고히 세우고 뻔뻔하게 버티고 있으면 비난이 곧 사그라들고 잠깐의 폭풍이 일 뿐 그 자리와 이권은 확고하게 유지되고,

이후 그런 일이 또 있더라도 "저놈은 원래 그런 놈" 하고 대충 넘어가는 반면,

만일 그 비난 여론에 굴복하거나 순진한 생각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자리를 사퇴하면 그걸로는 불충분하고 더 철저하게 때려죽여야 마땅하다는 여론이 대대적으로 발생하고,

이후 이전의 자리에 되돌아가려고 하면 정신을 못 차렸다거나 인간성이 개판이라는 식으로 매도되는 거다.

아니, 이전의 자리로 돌아가지 않으려 해도 이전의 자리로 돌아가려고 온갖 수작을 다 부리는 나쁜 인간으로 취급을 한다.

 

심지어는,

옆에 있던 사람들까지도 "그건 이 사람이 잘못한 거지" 하면서 자기 합리화와 상대편에 아부하는 듯한 발언을 동시에 해댄다. 

 

어찌 이 작은 동네뿐이겠냐마는,

사람이 뭘 해서 탁월한 성과를 내어 주목을 받고 한 조직의 수뇌부가 되면 적극 협력하여 조직을 발전시킬 생각은 않고, 어떻게 저 놈한테 영향력을 행사할까, 어떻게 저 이권을 빼앗아 볼까, 어떻게 저 자리를 내가 차지해 볼까 하는 놈들이 요컨대 90프로는 될 거다.

능력을 입증해서 전면에 나서게 되면 탁월한 리더로 보는 게 아니라 너무 잘난 척 나대서 짜증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원칙대로라면 자기도 능력을 입증해서 조직의 수뇌부가 되든지 조직의 간부가 되든지 하면 되는데, 그게 안 되니 뒤에서 개수작이나 부려 자리를 뺏으려 하는 게다.

 

한술 더 떠서 전혀 하지도 않은 언급, 전혀 주장하지도 않은 주장, 있지도 않았던 사실까지도 내가 했다고 하며, 논리에 맞지도 않는 저만의 생각을 철썩같이 믿으며, 자기 혼자의 망상 근거로 나에 대한 증오를 형성하고 그걸 여기저기 퍼트리고 다니는 건 더 대책이 안 선다.

더하여 목청 큰 몇 사람까지 동원하는 마당에서랴......

 

대체 이 세상의 인간이라는 존재는 어떤 제조법으로 만들어지길래 그런 괴상망측한 경우가 생기는 거란 말이냐.

 

최소한 이 사회에서 목소리 큰 놈과 몇몇 똘마니들이 짱먹는다는 건 아직까진 결코 거짓이 아니다.

 

뻔뻔해야 산다.

늦기는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슬슬 뻔뻔해져 볼까?

 

하지만,

나 하나 살아보겠다고 뻔뻔해지는게 명색 불자로서 취할 도리가 아닐 뿐더러,

천성적으로 그렇게 태어나지도 않았고, 살면서 배우지도 않았으니 그저 웃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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