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 이야기
위대한 스승이 계셨다.
그는 수백의 제자를 이끌며 전국을 유랑했다.
이미 오래 전에 도를 터득한 그는 문득 자신의 죽음이 임박했음을 느끼고 제자들에게 마지막, 큰 가르침을 남기려했다.
그는 제자들에게 말했다.
'제자들아, 저 공터에 토산(土山)을 쌓거라'
제자들은 스승의 명령에 의심치 않고 토산을 쌓았다.
스승은, 제자들이 토산을 쌓자 그들을 모두 며칠 푹 쉬게 한 다음 어느 날 아침, 토산의 정상에 올라서서 말했다.
'제자들이여, 내 발 밑에는 내가 도를 터득한 비급이 있느니, 이것을 가지는 자가 진정한 나의 후계자요, 수제자가 될 것이니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제자들은 토산을 기어올랐다.
스승의 말에 순종하며,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선의의 경쟁을 하던 수백의 제자들은 아귀같이 서로를 밟고 누르며 정상을 향했다.
몇 시간을 쉬지 않고 싸우던 제자 중 결국 한 명이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스승의 발 아래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제자는 성을 내며 스승에게 따졌다.
'스승님! 이게 무슨 해괴망측한 장난이십니까?!'
스승은 그 동안 감고 있던 눈을 뜨며, 천천히 말했다.
'세상사가 이와 같느니라. 몸을 낮추어 서로를 아낄 때는 보이던 귀한 것이 막상 서로를 해치며 올라서면 보이지 않는 것이니라'
스승은 그 말을 남기고 쓰러졌다.
제자들은 그들의 어리석음을 한껏 느끼며, 애통한 눈물을 흘렸다.
스승의 사표(師表) - 알림, 시킴, 가르침
사람이 사람에게 하는 뭔가를 하거나 하지 말라고 하는 의사표시...
알림은 단순한 정보의 전달에 그친다.
시킴은 사람에게 강제하여 따르도록 한다.
가르침은 바른 길을 가도록 방향을 알려주고 스스로 판단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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