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여자, 술보다 인간을 미치게 하고 해롭게 하는 것이 권력이며 그 탐욕의 끝은 파멸이다.
이 평범한 진리가, 세상사가 말해주는 가장 큰 교훈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은 크고 작은 권력을 추구하는 자들의 판으로 들어 차 있다.
이들의 공통된 적은 비슷한 수준의 존재들이 아니라 한 걸음 앞서 나가는 사람이다.
지나치게 강하거나 특출하다는 건 주변사람으로 하여금 위화감을 조성하기 마련이고 그런 꼴을 무한정 봐주지 못하는 게 이 세상의 생리이다.
이런 영웅을 제거하는 방법은 지금이나 예나 한 가지 밖에 없다.
그럴듯한 명분과 구실을 붙여 공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천하를 상대로 배겨날 수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만인이 싫어하는 鬼物일지라도 내게 이롭다면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도 있고, 어리석은 사람들일지라도 많이만 모이면 숫자의 힘을 갖는 게 요즘의 대세이니까...
더구나 그가 변방 출신이고, 권력을 추구하지도 않으면서 힘을 가지고 있다면 항상 눈엣가시 같은 존재이므로 공적이 되기에는 충분한 조건이다.
굳이 얼굴 드러내어 공적이 되기보다는,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으니 아무데나 자유롭게 훨훨 오갈 수 있는 바람 같은 자유인이 되고 싶다.
무릇 군림이란 어떤 물리적인 힘이나 수단, 구호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민심에 의해 이루어져야 하는 것, 힘에 의한 군림은 아침 햇살에 스러지는 안개와 같이 허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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