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홍살문(紅箭門)의 의미와 유래

難勝 2011. 3. 23. 21:14

 

홍살문(紅箭門)

홍살문[정문(旌門)]

 

홍살문(紅箭門)이란 충신, 효자, 열녀들을 표창하여 임금이 그 집이나 마을 앞, 능(陵), 원(園), 묘(廟), 궁전(宮殿), 관아(官衙) 등에 세우도록 한 붉은 문(門)이다. 일반 서원에 세워지기도 하는데 이는 고명한 유학자의 위폐를 서원 한구석에 모셔지고 있기 때문이다.

홍살문의 원음은 홍전문(紅箭門)이다.

붉을 홍, 화살 전, 문 문. 한마디로 붉은 화살로 된 문이란 뜻이다.

 

다른 명칭으로는 정려(旌閭), 정문(旌門), 작설(綽楔), 도설(棹楔), 홍문(紅門)이라고도 한다. 좌우에 높은 기둥을 세우고 지붕은 없이 斜籠(사롱)만 얹고 붉은 단청을 한다. 붉은 단청을 하는 것은 신성한 곳을 나타내기도 하고 악귀를 내쫓는 의미이기도 하다.

 

여기서 붉은 색은 우리 세시풍속의 하나인 동지(冬至)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동지는 일년 중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로서 동지를 지나면서 낮의 길이가 점점 질어진다. 그래서 옛사람들은 동짓날에 제사를 올렸는데 그것은 태양신을 모시는 일종의 행위라고 볼 수 있다.

 

태양의 색깔은 음양(陰陽)에 있어 양(陽)의 색인 붉은 색으로 사악한 기운을 내쫓는 색이다.

그래서 동짓날 먹기도 하고 대문이나 그 근처에 뿌리기도 하는 팥죽의 색도 붉은 색이다.

홍살문에 단청(丹靑)의 오방색(五方色) 중 붉은 색으로 칠을 한 것도 이러한 이유이다.

두 개의 기둥을 하고 그 사이로 붉은 살을 해 놓은 홍살문은 왕릉 능역이나 향교 등에서 악귀를 쫓는 풍수적 기능을 하는 문임을 알 수 있다.

 

이 홍살은 능원이나 향교의 홍살문에만 설치한 것이 아니라 궁궐이나 관아의 대문, 사찰의 금강문과 천왕문, 종각, 비각 그리고 정려각과 서원, 재실, 민가의 솟을대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구조를 보면 홍살 뿐만 아니라 가운데에는 삼지창(三枝槍)까지 만들어 놓았고 삼지창의 목 부분에 음양을 뜻하는 태극(太極)이나 삼태극(三太極), 불교의 만(卍)자 그리고 단청문양을 그려넣기도 하였다.

 

이 삼지창은 당파창(鏜鈀槍)이라고도 하는데 당파창은 전쟁을 치를 때 쓰는 군기(軍旗)의 일종이었다.

 

그리고 무당들이 이 삼지창을 사용하였는데 굿에 정성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쌀 위에 삼지창을 꽂아놓고 그 위로 돼지머리를 걸어 이것이 쓰러지지 않아야 정성이 제대로 들어간 굿이었다 한다.

 

결론적으로 홍살(화살)과 삼지창(창)은 쳐들어오는 사악한 기운을 막아내기 위한 풍수적 무기로서 그 의미가 있다 하겠다.

 

홍살문의 유래

홍살문이란 말이 처음 쓰인 곳은 중국의 『주례(周禮)』로서 임금이 행차시에 임시로 머무는 곳이다. 바깥에서 제사를 지내는 곳, 또는 빈객을 만나는 곳을 나타내던 기(旗)나 문(門)의 표시를 말하는 것이었다. 이것이 후대에와서 충신이나 효자, 열녀를 표창하여 집이나 마을에 세우는 붉은 색 문의 표시로 그 의미가 바뀌었다.

 

우리나라의 홍살문

우리 나라 홍살문은 신라때부터 발생하여 고려에 들어와서 적지 않게 건립되었다. 특히 성종이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삼으면서 정려[홍살문] 또한 많이 건립이 되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성리학적 이념을 바탕으로 하는 조선왕조에서는 전국적으로 상당수 세워졌다.

 

홍살문을 세우는 이유 

- 효행과 열녀(대부분의 경우 효행과 열녀들에게)

홍살문은 대개 효행을 중심으로 많이 포상의 형식으로 주어졌으며 조선조에는 의부(義夫), 절부(節婦, 열녀) 등에게도 내려져 효행과 여성의 절개를 중시하는 정책의 일환으로 사용하였다. 다시 말해 유교를 대중화시켜 유교국가를 실현시키려는 조선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 유명서원

서원 또한 많이 건립이 되고 유명 서원에서는 유학선현들의 위폐를 모시는 경우가 많아 홍살문 또한 세워지게 되었다. 오늘날 시골에는 홍살문들이 고가(古家)의 대문이나 마을 어구, 서원 입구 등에 흩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능, 묘, 궁전, 관아

능이나 묘와 같이 왕실의 무덤이나 궁전, 관아에도 존경과 위엄의 표시로 홍살문을 세워놓기도 한다.

 

- 홍살문이 주는 혜택 복호(세금면제)

효자나 열녀에게 효자문이나 열녀문을 세워 주는데 이를 정문(旌門)이라고 한다. 정문에는 복호(復戶), 즉 각종 세금을 면제해 주는 혜택도 동시에 내려졌다. 포상정책에 있어서 가장 작은 것은 상물(賞物), 즉 곡식 등의 물건을 내려주는 것이었는데, 주로 천민들에 대해 시행되었다.

그리고 양반들에게는 제직(提職), 즉 벼슬도 내려졌다. 벼슬은 최상의 경우 종6품까지 내려졌는데, 이는 과거시험에서 장원급제해야 얻을 수 있는 품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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