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득신의 [송하기승](松下棋僧)
두 명의 중이 땅바닥에 장기판을 그려 놓고 장기를 두고 있다. 옆에 한 명의 중이 재미있다는 듯 지켜보고 있다.
장기(將棋)는 기물에 일정한 기능을 부여하여 총32쪽의 기물로 전쟁놀이를 하는 게임이다.
이런 놀이를 창안한 연혁에 대하여 고증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서는 없으나 우리의 선조때인 한대(漢代)이후에 개발,발전된 것이라고 볼 때 장기 판(板)과 기물의 숫자가 막연히 생긴것이 아니라고 본다.
漢,楚는 각각 유방(劉邦)과 항우(項羽)를 표방함이요...
漢,楚의 색(色)이 적(赤),청(靑)인것은 적은 양(陽)이요, 청은 음(陰)을 표방하기 떄문이다.
또한, 차.포.마.상은 옛날 군대의 기능과 형태를 표상하기도 하지만 음양에서 사상(四象)의 발전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물의 모양이 팔각으로 된 것도 사상에서 팔괘로 발전하니 단순한 모양으로 볼 문제만은 아닌것이다. 곧 사각의 각(角)을 자르면 팔각이 되고 또 한손에 쥐고 움직일때 가장 편리하고 안전한 것이다.
장기판의 가로9선과 세로 10선에서 9는 양,10은 음을 뜻한다.
9는 수(數)로서 극(極)이요, 10은 0 이니 생산의 모태가 되는 것이다.
곧, 9는 양으로 태양을 상징함이요 10은 음으로 땅을 나타내는것으로 지상의 모든 물건을 생성하는 바탕인 것이다.
장기가 전쟁놀이인 만큼 고대전쟁에서는 왕의 항복을 받는 편이 승리하는 것으로 군(君)이 가장 깊고 안전한 곳에 두어 구중궁궐(九重宮闕)이라 하였다.
왕을 가운데 두고 그안에 있는 양사는 근위병이요, 제일 앞의 병은 진영의 보초로 국가의 국방조직을 완전히 나타내었다고 볼 수 있다.
전쟁터에서 왕이 머무는 곳은 중군(中軍)이니 장기판의 가운데(5선)이고 그 가운데 선을 기준하여 양편으로 동일진영을 이루어 균형과 조화를 이루었다.
기물을 차릴때 군(君)이 있는 아래 상,중,하 3선은 천지인(天,地,人)을 나타내는 것으로 상선은 천(天)이니 군이 위로 올라가면 천군이라 하여 패한다고 하지 않는가..
장기판과 기물을 보면 역(易)의 섭리를 적용한것이다.
옛날 성인이 역을 만드실때 천지자연의 이치를 깊이 밝혀 천수(天數)를 삼(三)으로 하고 지수(地數)를 이(二)로하여 수를 세우고 음양의 변화를 자세히 관찰하여 괘(卦)를 만들고 음양의 변화가 강(剛),유(柔)로 발동되는 것을 효(爻)로 정하였다고 했다.
성인이 역을 만드실때 천성과 천명의 이치에 순응하고자 하였다.
하늘의 이치를 표현하여 음과 양이라고 하였다. 땅의 법칙을 세워서 융돠 강이라고 하였다.
사람의 도를 세워 인과 의라고 하였다. 천지인 삼재를 겸하여 포괄하였는데 모두 둘씩으로 표현하였다.
역의 기본관념은 음양에 있다.천지만물은 모두 이원(二元)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역의 주장이며 역의 대원칙은 모든것은 변한다는것이다.
역에 있어서 음양을 표시하는 최소 단위의 부호를 효(爻)라 한다.
양효(-),음효(- -)로 표시하여 사용하고 양은 하늘을 근본으로 하고 음은 땅을 본체로 한다.
곧,천지창조의 과정에 있어서 하늘이 시초이므로 하나를 의미하는 "-"로 표시하고 땅은 하늘의 다음으로 둘째이므로 둘을 의미하는 "- - "로 음을 표시한다고 한다.
효를 양효와 음효 두가지로 한 것은 하늘과 땅을 상징한것이요.
효 세개로 한괘를 만든것은 천지인의 삼재를 의미한것이라고 한다.
다시말하면 역의 근본은 음(- -)과 양(-)의 이원론이다.
음양의 배합(配合)으로 하여 모든것이 이루어지고 음양의 유전으로 모든것은 변화하고 생성된다는 것이다. 즉 하늘과 땅이 공존하므로 인하여 천지사이의 삼라만상이 생성되어 자랄수 있고 남녀가 있으므로 인하여 새로운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것이다.
태극(太極)에서 음양이 생기고 음양은 사상으로 나뉘고 사상은 팔괘로 분화된다.
팔괘는 다시 소성괘 여덟개로 구성한다.
장기를 보면 한판에 양 진영으로 구분하였고 또 군이 있는 선을 중심으로 양쪽 4간(間)이며
일변하니 8간이라 한초 양진은 가운데 한칸을 중심하여 각 4칸으로 포진하고 있는것이다.
이리하여 9칸을 만드니 상구(上九)가 되는것이다.
칸은 여덟,아홉이요, 선은 아홉,열이라 음양이 일변하여 사상이 되어 또 한번 변하니 팔괘라
음과 양은 절대 불변이 아니라 음 가운데 양이 있고 양 가운데 음이 있으니 항상 변화 할 수 있다.
이리하여 역의 기본인 모든것은 변한다. 그러나 변한다는 법칙은 변하지 않으니 불변의 진리안에 모든사물은 변한다는 섭리를 께우침은 장기의 판과 기물의 수와 기능에서 깨우치자고한 우리 선조님의 가르침에 머리숙여 질 따름이다.
[출처] 김득신의 송하기승(松下棋僧)에 담겨있는 장기에 대한 음양오행의 원리 (김용선의 현대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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