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의 지혜가 결실로 이어지길 기원하며...
손녀는 할머니의 이상한 행동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할머니! 할머니! 왜? 자꾸만 그렇게 콩에 물만 줘요??`
할머니는 말없이 그냥 빙그레 웃으신다.
'음.. 그건 말여'...
그리고는 아무 말씀도 없이 또 그냥 웃기만 하신다.
그리고는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며칠동안 시루속의 콩을 향해 검은 보자기를 열어 물을 주시기만 하신다.
' 할머닌 바보예요. 콩에 물을 주면 그냥 밑으로 물이 다 빠져 버리는데 물은 왜 매일 주세요??다 빠져 버리잖아요. 콩이 물 안먹어요. 할머닌 바보예요? 자꾸 물만 주게... 우리 할머닌 바보! 멍텅구리.. 똥깨...!!!`
투정어린 말투로, 제 말을 들어주지 않는 할머니에게 화가 난 손주의 말에 화가 나실 법도 하시련만,
할머니는 또 말없이 넉넉한 웃음만을 어린 손주에게 건낸다.
그리고는 변함없이 검은 보자기를 걷은 후 물을 먹지도 않을 것 같은 콩에 물만 계속 주신다.
그러던 며칠 후...
손주는 화들짝 놀라며 큰 소리를 지른다.
‘할머니 할머니...콩이... 글쎄..... 우와!.... 콩나물이 되었어요’
아주 신기하게도 콩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아무도 모르게 할머니가 정성스레 주신 물을 먹고는 어느새 콩나물이 되어 있었다.
신기해하는 손녀의 모습을 대견스러워 하며....
할머니는 또 고개 끄덕이며 빙그레 웃기만 하신다.
인내와 지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다.
- 성 아우구스티누스 -
우리는 인내심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항상 초조하게 발을 구르고 입술을 깨물며 손에 쥔 열쇠를 흔들어 댑니다.
기다리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을뿐더러 점잖게 기다리는 법도 없습니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당장 해결책을 찾고 싶어합니다.
조금의 여유도 없이......
그 결과 성급하게 결론을 내립니다.
지혜는 아직 굽지 않은 빵 반죽과 같다고 했습니다.
부풀기를 기다려야만 맛있는 빵을 만들 수 있는 법입니다.
지혜는 인내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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