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께서 나의 간탐을 고쳐주시려
마음씨 착한 농부가 밭에서 수확한 아주 큰 무를 생산되었으니 원님께 드리면 좋겠다 싶어 어깨에 짊어지고 가서 원님께 드리오니 원님은 고맙다며 큰 소를 답례로 주었답니다.
그 이야기를 전해들은 마음씨 고약한 부자가 집에 있는 큰 황소를 끌고 가 원님에게 바치자 원님은 고맙다며 앞서 받은 큰 무를 답례로 내려 주었답니다.
속마음으로는 소를 받치면 큰 집을 주지 않을까 궁리한 부자는 큰 무를 집까지 짊어지고 가느라 땀깨나 흘렸다지요.
또 한 이야기는 수레에다가 달고 맛있는 배를 파는 장사꾼이 있는데 어찌나 인색한지 모릅니다.
가난한 거지 아줌마가 아가가 보채고 울며 목말라 하기에 배장수에게 배를 하나 달라고 구걸하지만 돈 없으면 먹을 생각하지 말라고 야멸차게 소리를 칩니다.
지나가던 노스님 한분도 먼 길을 오셔서 고단하여서 잠시 다리를 쉬는 틈에 배장수에게 수레에 실린 배 가운데 상한 배라도 하나 `적선하시오`하고 말했다가 역시나 배장수에게 봉변을 당합니다.
노스님은 물끄러미 배장수를 바라보다가 수레 주위에서 사람들이 먹고 버린 배 씨앗을 주워 가려고 하는데 또 한마디를 듣고 맙니다.
`흥 이제는 남이 먹다 버린 것까지 주워 먹으려 하는군` 하고 배장수는 수레를 끌고 저만치로 옮겨가 버립니다.
그러자 스님은 배 씨앗을 하나 땅에 심고 물을 부어주자 땅속에서는 금방 싹이 나서 배나무가 자라기 시작합니다.
사람들이 이 신기한 모습을 보러 모여들기 시작하는 속에서도 배나무는 무럭무럭 자라더니 순식간에 꽃이 피고 보기 좋고 탐스러운 배가 수없이 달립니다.
그러자 스님은 그중 제일 탐스러운 배를 따서 아가를 안고 있는 거지 아줌마를 주고, 나머지 구경을 하는 사람들에게도 하나씩 따서 `드시고 목을 축이세요.` 합니다.
배장수 아저씨는 갑자기 사람들이 한군데로 몰려 서 연신 고맙다며 맛있게 무언가를 먹는 것을 보고 자기도 가서 들여다보니 자기 배보다 더 먹음직스런 배를 하나씩 나누어 주는 스님을 봅니다.
배장수는 아까 스님에게 악담을 한 것이 생각나, 사람들 틈에 숨어서 손만 내밀고 있다가 스님이 주시는 배를 하나 받아 먹어보니 얼마나 단물이 많이 나는지 마치 하늘나라의 과일같습니다.
욕심이 생겨 두 손을 뻗어서 두 개나 더 받은 배장수가 그것을 다 먹고 났을 때에는 배나무에 배는 남지 않고 스님은 많은 사람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으며 그곳을 떠나가십니다.
배장수도 이제는 나도 가야지 하며 자기 수레로 돌아가려고 돌아 보았을 때 배장수가 놓아 두었던 배 수레는 배와 같이 감쪽같이 사라져 버린 뒤였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배장수는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리고, 가난한 사람들을 천대한 까닭으로 부처님이 나의 간탐심을 고쳐 주시려 노스님의 모습으로 나투셨던 것이구나`하고 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 후로 배장수는 배를 가지고 나오면 먼저 어려운 사람들을 불러서 하나씩 주고 나머지를 신이 나서 팔면서도 항상 기분좋게 집으로 돌아갈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깨달으면 그분이 부처님이예요.
어때요, 우리 도반님들은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 사람이 될까요?
아니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될까요?
배 수레를 다 잃어 버려서 속이 많이 상했을텐데도 마음에 욕심을 비워 버린 배장수는 행복한 사람인가요? 아닌가요?
실당유진 (室堂有塵) 방과 거실에 먼지가 있거든
상필쇄소 (常必灑掃) 항상 반드시 물 뿌리고 청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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