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녹차축제
5월에 떠날 만한 여행지로는 전남 보성도 제격이다. 곡우를 지나고 보성을 찾게 되면 초록의 차밭과 핑크빛 철쭉이 발산하는 '2색 향취'에 흠뻑 젖어 들 수 있다.
싱그러운 차밭에서는 이 무렵 연중 가장 좋은 품질의 차를 수확한다. 또 일림산-초암산 등 보성의 산야에서는 화사한 철쭉이 요원이 불길처럼 산정을 향해 불타오른다.
보성의 차밭은 호남정맥 분수령인 활성산(465m) 기슭에 주로 자리 잡고 있다. 보성읍과 율포 바닷가를 잇는 고갯길인 봇재 부근은 동양다원, 대한다원, 꽃다원 등 수십만 평에 이르는 차밭이 장관을 이룬다.
그중 대표 격이 대한다원. 파도처럼 밀려드는 진초록 차나무 이랑엔 생동감이 넘친다. 어린 아이 키보다 작은 차나무가 줄지어 산비탈에 빽빽이 들어서 있고, 수만 그루의 삼나무가 30만평의 차밭을 경호하듯 빙 둘러싸고 있다. 아침이슬을 먹고 자란 연두빛 새순을 곡우 전에 일일이 손으로 따서 찌고 덖으면 맛과 향이 일품인 우전차(雨前茶)가 된다.
녹차밭 산책은 해뜨기 전후가 가장 좋다. 안개속에 잠긴 고즈넉한 차밭을 거닐면 초록의 싱그러움 속에 저절로 시상이 떠오른다.
비경에 취해 차나무 사이 길을 걷다가 아무 곳이나 배경을 삼아도 멋진 사진이 나온다. 삼나무 가로수로 둘러싸인 시멘트길이 S자를 그리며 차밭을 가로질러 산 너머로 사라진다.
보성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18번 국도변 봇재다원도 빼놓을 수 없는 비경이다. 봇재 고개 다향각은 광활한 차밭과 보성만을 한눈에 굽어보는 전망대로 부드러운 초록의 차밭이랑 문양이 인상적이다. 멀리 영천제 담수가 봄 햇살에 일렁이면 더욱 환상적이다. 겨울이면 녹차밭 트리로 멋진 야경도 연출한다.
▲ 보성차밭
녹차의 향연! 삶의 여유 속으로… '녹차축제'
녹차수도 보성군이 한국차소리문화공원에서 제37회 보성다향제 '보성녹차 대축제'를 펼친다.
5월 4일부터 8일까지 '녹차수도 보성'이란 주제 아래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대한민국 최대의 녹차 주산지의 첫 차 수확시기에 맞춰 펼쳐지는 이벤트다. 특히 보성녹차의 홍보와 차 문화 보급, 차 산업 육성,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보성군민의 대표적 문화잔치가 된다.
5일간의 축제 기간 동안 다양한 체험 이벤트도 펼쳐진다. 차 만들기와 찻잎 따기, 햇차 무료시음, 다례시연, 녹차음식 만들기 등 다양한 차 문화 행사가 이어진다. 아울러 녹차사진촬영대회(5월7일 예정), 녹차골프대회 등 다채로운 즐길 거리도 함께 열린다.
특히 올해는 녹차요리 발굴 및 전문가 육성을 위한 녹차요리 콘테스트와 녹차 팔씨름왕 선발대회, 가족과 함께 오붓한 차밭 나들이 등 재미난 행사가 펼쳐진다. 아울러 세계 다문화음식, 녹돈시식회 등 미식거리 체험행사도 함께 열린다.
한편 지난해 개관한 '한국차박물관'은 축제 기간동안 특별 전시회 등을 마련해 관광객들에게 차의 모든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수준 높은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보성군 공보담당 이진숙씨는 "보성녹차대축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어우러질 수 있는 참여형 축제의 전형"이라며 "녹차의 본고장 보성에서 온 가족이 품격 있는 차 문화축제의 진수를 즐겼으면 한다"고 말했다.
▲ 보성 벌교 꼬막. 봄철에도 맛난 꼬막을 맛볼 수 있다.
▶여행 메모
◇가는 길=호남고속도로 동광주IC~29번 국도(40분)~보성.
◇미식거리=보성은 사철 미식거리가 넘쳐나는 곳이다. 겨울부터 봄까지는 쫄깃한 꼬막이, 늦봄~여름에는 바지락도 맛있다. 사계절 별미거리로는 녹돈과 녹차 요리, 흑염소 양탕이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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