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비 오는 날의 단상(斷想) - 정약용의 구우(久雨 : 장마)

難勝 2011. 5. 7. 06:14

 

久雨(장마)

정약용

 

窮居罕人事(궁거한인사)      궁벽하게 사노라니 찾아오는 사람 없어

恒日廢衣冠(항일폐의관)      온종일 의관도 갖추지 않고 있네

   

 敗屋香娘墜 (패옥향랑추)      낡은 집엔 향랑각시 떨어져 기어가고

荒畦腐婢殘(황휴부비잔)      황폐한 들판엔 팥꽃이 남아 있네

 

睡因多病減(수인다병감)      병 많으니 따라서 잠마저 적어지고

愁賴著書寬(수뢰저서관)      글 짓는 일로써 수심을 달래보네

 

久雨何須苦(구우하수고)      비가 오래 온다 해서 괴로워할 것 있나

晴時也自歎(청시야자탄)      날 맑아도 또 혼자서 탄식할 것을

 

 

 

* 향랑각시 : 노래기, 노린내가 나는 벌레의 일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