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어서 오세요

難勝 2011. 6. 30. 21:22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차 한 잔 드릴께요.

 

아무 것도 가지지 말고 가벼운 걸음으로 오세요.

무거운 마음을 둘 곳이 없다면 가지고 오셔도 좋습니다.

 

값 비싼 차는 없지만,

우리 님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줄 향기로운 차를 드릴께요.

 

어쩌면 밍밍한 차일지도 모릅니다만...

우릴 줄도 모르는 茶지만 마음으로 만들기에,

맛이 없어도 향기만은 으뜸이랍니다.

 

허름한 차림으로 오셔도 좋아요.

어차피 인생이란 산뜻한 양복처럼 세련된 생활만 있는 게 아니니까요.

 

벙거지에 다 해진 옷이라 해도 우리 님들이 마실 차는 있답니다.

저는 우리 님들의 피로를 풀어 줄 향기로운 차만 타 드리겠어요.

 

맛있는 차가 생각나시면 언제든지 오셔도 좋습니다.

오셔서 맛 없다면 향기만 맡고 가셔도 좋구요.

 

돈은 받지 않는답니다.

그렇다고 공짜는 아니에요.

우리 님들의 무거운 마음의 짐을 여기에 놓고 가세요.

 

삶이 힘드시거든 언제든 오세요.

맛이 없더라도 향기 있는 차를 타 드리지요.

 

마시기 힘드시거든 마음으로 드세요.

저도 마음으로 차를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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