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긴 칼 옆에 차고

難勝 2011. 7. 22. 05:47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에 빠져볼까

 

어느 지인이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에 대하여 하신 말씀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얘기일 수도 있읍니다만.......

 

첫째 남자와 여자는 쇼핑에 대한 의식과 개념이 너무 다르다는 말씀입니다.

 

여자들은 몸이 불편하고 피곤하다고 잔뜩 불평 하다가도 백화점에 풀어 놓기만 하면 갑자기 엔돌핀이 쏟아져 나와 눈이 반짝반짝 빛나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백화점 사방팔방을 좁아라고 휘젓고 다닌답니다.

그러나 남자들은 백화점에 들어가 삼십분 이상만 되면 피곤을 느끼며, 어딘가에 자꾸 앉아 쉬고 싶어지고, 심하면 지끈지끈 머리가 아파지는 증상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물건을 사는 것도 남자들은 백화점에 갈 때부터 살 물건을 정하고 곧장 찾아가 그 물건을 사들고 돌아나오고......

여자들은 도대체 자기가 사고자 하는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 자신들도 모른 채 이 가게 저 가게를 두리번거리며 돌아다니고.....

방금 들어가 적지 않은 시간을 보낸 가게를 조금 있다가 또 들어가고......

사지도 않을 것이 뻔한 물건들을 입어보고, 만져보고, 써보고, 신어보고, 뒤집어보고.........

잔뜩 물건들을 헤쳐 놓고는 미안한 표정 하나 없이 그 가게를 나와서는 바로 옆집으로 들어가는 몰염치(?)한 만행(?)을 자행하여 동행한 남자들이 미안하고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하는 것도 모르고 그냥 신이 나서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이 여자라는 것입니다.

 

그 분의 말씀에 저도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결혼 초에 아내와 몇 차례 시장에 쇼핑을 나섰다가 학(?)을 뗀 후 다시는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애를 써 보았지만 실패하여 포기하고 삽니다만.......

요즈음도 어쩌다가 같이 마트라도 가게 되면, 세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옛 말씀이 하나도 틀리지 않음을 실감 합니다.

 

두 번째는 여자들과 남자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확실하게 다르다는 점입니다.

남자들은 어렸을 때에는 나무칼이나 총 같은 딱딱하고 조금 위험스런 장난감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 하다가,

나이가 들면서 점점 작고 동글동글한 것(바둑, 장기, 당구공, 골프공 등등...)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며, 또한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것(각자가 추리하세요)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부드럽고 말랑말랑 해진다는군요.

 

반면에 여자들은 어릴 때는 사람 인형이나 아기곰 같은 예쁘고 부드러운 것들을 갖고 놀기를 좋아 하다가,

조금씩 나이가 들면서 딱딱하고 뾰족한 것(립스틱, 눈썹 그리는 연필, 손톱발톱 다듬는 기구 등등...)을 가지고 놀기를 좋아하고,

결혼을 하면 급기야 날이 시포렇게 선 식칼을 가지고 노는 시간이 많아져, 여자들은 나이가 들수록 무서워지고 공격적으로 변한다는 것입니다.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비교해도 남자는 여자와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특히 아이라도 한명 낳은 경우는 피를 흘리며 사선을 넘었기 때문에 난공불락이요, 둘 이상 낳았을 때는 꿈도 꿀 수 없는 일이니 여자한테 이길 생각일랑 일찌감치 포기하고 아내에게 순종(?)하며 살라는 말씀이었읍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분은 해병대 출신 진짜사나이임에도 아내에게 꼼짝 못하고 눌려 산다고 하소연 비슷한 말씀을 농담삼아 하시는데......

또 다른 분은, 자기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그리는 못산다고 큰소리를 탕탕 치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런 용맹스런(?) 분을 보며 존경스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고, 또한 염려가 되기도 하고 매우 혼란스러웠읍니다.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분에게는 그만큼 큰소리 칠만한 이유가 분명히 있었읍니다.

남들은 작고, 동글동글 하고, 부드러운 것 가지고 놀 나이에 아직도 부엌칼보다도 더 길고 무서운 칼을 휘두르며 놀고 계시니......

검도를 하고 있으니 그 기개와 용맹이 남다를 수 있겠지요.

 

아내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고 짓눌려 산다고 생각되어, 분하고 억울하여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계신 분들은 곧장 검도 도장으로 들어가 칼춤을 배우고 싶으시겠지만.......

 

나이 먹고 기운 떨어져 긴 칼을 들 수 없게 되고,

그 긴 칼을 옆에 차기만 하고 깊은 시름에 잠겼을 때 아내의 일성 호령에 애간장을 태울 분들을 생각하면 안스러운 마음 가득하지만......

 

아서라,

가끔이라도 너그러운 아량으로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는 척이라도 하니 그저 감읍하고 사는 것이 만수무강의 지름길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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