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마음
사람의 마음에는 `항심(恒心)`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전에 찾아보면 `변하지 않고 늘 일정하게 지니고 있는 마음` 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마음에 늘 지니고 있는 것이 어떤 대상이라도 좋습니다.
그 어떤 대상에 대해 변하지 않는 마음을 항상 지니고 있는 사람은 조용합니다.
수다스럽거나 일상에 있어서도 번다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물살이 고요한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으며 주위의 어떤 유혹에도 심지가 굳어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항상 일정하게 지니고 있는 마음으로 사람을 대하면 그 진실은 말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어 그런 것을 이심전심이라 하겠지요.
항심이 없으면 이심전심도 없고, 항심이 없으면 사랑과 우정도 한낱 모래탑일 뿐입니다.
그러나 마음이란 것이 어디 그런가요?
변하기 쉽고 뒤집어지기 쉬운 마음을 가지고 사랑 운운, 우정 운운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아 괴롭고 확인할 길 없어 마음이 지옥이라면 그것은 사랑과 우정의 껍데기일테지요.
요즘 세상에 사랑과 우정이란 진부한 말 같지만,
사랑과 우정은 어느 시대를 가나 귀하고 소중한 가치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랑이라고 칭하는 대상, 우정이라고 말하는 벗에게 운명을 걸기도 하는 것이겠지요.
다만 사랑법이나 우정의 방법이 사람마다 다르고 기대함도 달라서 처음 한 동안은 삐걱거리
기도 합니다.
마음이 급하면 아픔에서 결론이 나고 헤어지고 하겠지만, 사랑이나 우정이라고 정한 다음에는 항상 여일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 그래야 되겠지요?
그래야 진실의 한 면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사물도 그렇습니다.
마음이 지옥일 때, 속 마음이 지글지글 유황불일 때 아무리 좋은 풍경, 음악일지라도 그것은 속 깊이 스미지 아니하고 아무런 감동도 없게 됩니다.
높은 식견과 마음을 지니고 있더라도 마음이 순하지 않으면 저 밑바닥의 울림까지 느낄 수 없는 것입니다.
오늘 내 마음이 지옥일 때 물살의 저 밑바닥에 있는 돌들을 떠올립니다.
푸르고 깊은 속에서 자글자글 구르며 닳아지는 깨끗한 하얀 돌 하나를 생각합니다.
항상 여일한 마음으로 닦이는 돌 하나를 떠 올리면 그리 괴롭고 고달플 일도 없어집니다.
언제나 여일한 항심의 문제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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