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팔씨름

難勝 2011. 8. 22. 05:58

 

 

 

팔씨름

 

스물세살의 내 아들은 끝내 팔씨름으로 애비를 이기지못하고 군에 입대하였다.

 

녀석이 열일고여덟살되는 때부터 나는 종종 녀석과 팔씨름을 하면서 아직 여물지 않은 녀석의 팔뚝을 쓰러뜨리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스무살 넘어가면 아빠를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알았지?”

두손으로도 자빠뜨릴 수 없는 애비의 팔뚝을 우러러보며 녀석이,

“아빠는 무술을 연마하는 사람인데 절더러 어떻게 이기라는 거예요?” 라고 볼멘소리를 할 때면, 나는 녀석의 우상이라도 된 듯한 뿌듯함으로 미소를 흘리곤 하였었다.

 

녀석은 최근에 육군헌병이 되어 작대기 하나를 이마에 달고 첫 휴가를 다녀갔다.

나는 미리 작심한 바가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녀석에게 팔씨름을 걸지 않았다.

그 작심이라는 것이 참 옳은 일이었으며 그것을 율법처럼 영원히 간직해야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청년이 된 녀석이 육십을 바라보는 애비에게 꺾이어 넘어가면 그가 받는 자존심의 상처가 어떠하겠는가.

반면에 애비가 드디어 아니 생애처음으로 자식에게 꺾이어 넘어간다면.....

아아! 부러지는 우상과 갈라지고 깨지는 신화의 비명을 어떻게 감당하겠는가.

 

어디 그뿐이랴!

쇠잔해진 애비의 뒷모습을 가엽게 바라볼 젊은 아들의 눈길을 어떻게 맞으란 말인가.

 

이와 같이 어느 한쪽의 쓰라린 패배를 가져오는 수컷들의 힘겨루기는 이제 그만 두어야겠다.

융성하게 자라났다가도 계절의 흐름속에서 스러져갈 수밖에 없는 푸성귀같은 것이 생명의 본질이고 보면, 그 안에서 고연히 승리의 쾌감과 패배의 처절함을 극하여 나누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

 

참으로 어리석다.

이렇게 평범하고 당연한 사실을 왜 이 나이 되어서야 작심 운운하면서 깨닫는가.

상대를 제압하는 통쾌함이 패자의 참담한 고통을 먹고 자라는 잔인한 꽃이었음을 왜 깊게 느끼지 못하고 살았는가.

 

몸을 날려 상대의 급소를 찌르고 날시퍼런 검을 휘둘러 베는 기술보다는 이제는 시래기를 된장에 맛있게 무치는 기술이 더욱 소중해지는 것은 패배의 수모를 두려워하는 ‘갱년기의 순화’가 내게도 오고 있기 때문일게다.

 

왜 아니겠는가?

오늘밤도 저 달이 저렇게 이우는 것을........

 

- 다음 카페 아름다운 5060에서 (淡虛堂)님의 글 -

 

 

 

≪ 팔씨름 ≫

 

팔씨름은 둘이서 팔힘을 겨루는 운동이다.

 

요즘 새로운 운동생리학적 연구에 의하면 움직이지 않고 서로 승갱내기(남과 겨루어 지지 않으려고 기를 쓰는일: 힘겨루기 또는 경쟁적으로)를 하는 팔씨름과 같은 운동(정적 운동)을 할 때에는 몸 안에 있는 지방이 피부의 피지선을 통하여 몸 밖으로 많이 나간다는 것이다. 지방이 몸 밖으로 나간다는 것은 몸 안에서 그만큼 에너지가 소비된다는 것이며 이것은 또한 몸 안에서 물질대사가 활발해진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팔씨름도 놀이가 아니라 달리기나 걷기와 같은 운동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팔씨름은 특히 뇌의 노화를 막고 뇌를 젊게 하는 데 아주 좋은 운동이라고 한다. 생리적 근거에 의하면 근육 속에 있는 긴장근섬유로부터 자극이 뇌세포의 운동중추에 가면 운동중추는 옆에 있는 정신활동중추에도 자극을 주어 정신활동을 더 높아지게 한다.

 

대뇌피질에는 자기가 하는 일을 담당한 국재가 서로 무질서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있으면서 자기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의 대뇌는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한 중추에 자극이 가면 다른 중추는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흥분되기도 하고 억제되기도 한다.

 

팔씨름을 하면 운동중추가 흥분되면서 동시에 정신중추가 흥분되기 때문에 뇌의 기능이 높아진다.

 

이미 이야기하였지만 뇌에서 흥분을 일으키게 하는 것은 근육 가운데 있는 긴장섬유의 자극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긴장근섬유는 다리에 제일 많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팔이나 손에도 다리에 못지 않게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그것은 팔과 다리의 운동중추가 대뇌에 분포되어 있는 상태를 비교해 본 결과 팔이나 손을 움직이는 운동중추가 차지한 영역이 더 넓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대뇌에 주는 팔이나 손의 영향이 다리나 발이 주는 영향보다 더 세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로부터 팔씨름을 하는 것이 걷거나 달릴 때와 같이 대뇌에 자극을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팔씨름은 두 팔을 다 썼을 때 대뇌의 활성을 더 높인다고 한다. 그것은 손마다 대뇌를 자극하는 부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여 왼손은 대뇌의 오른쪽 영역에, 오른손은 대뇌의 왼쪽 영역에 자극을 보낸다고 한다. 그러므로 오른손으로만 팔씨름을 할 것이 아니라 왼손으로도 팔씨름을 하였을 때에는 어느 한 손으로 하였을 경우보다 더 센 자극을 대뇌에 보내게 된다. 따라서 두 팔을 엇바꾸어 가면서 팔씨름을 하면 대단히 좋다. 팔씨름의 우월성이 사실로 되자 지금은 많은 사람들 속에서 보급되고 있다.

 

- 동의처방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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