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함께 가는 길을 늘 혼자 간다고 생각합니다.
추운 날, 쌀쌀한 바람 속에 혼자 있다 하여도 가슴속에는 누군가가 함께 있기 마련임을 모릅니다.
우리는 힘이 들 때 혼자서만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혼자 힘들게 버려둔 세상과 주위 사람을 원망합니다.
그 곁에는 또 다른 누군가가 함께 힘들어하며 살고 있음을 모릅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끼리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기고, 사랑과 그리움에는 연정과 괴로움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내가 좋아하고 의지하는 사람을 원망하고, 그 마음에 얽매여 괴로움에 빠질 바에는, 혼자서 가는 길이 더 좋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혼자 간다고 해도 이 세상은 함께 사는 세상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소리에 놀라지 않고, 그물에 걸리지 않고,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는 마음으로 가면,
이 세상은 혼자 가건, 함께 가건 살 맛 나는 세상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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