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감로탱화

難勝 2011. 12. 6. 05:48

 

 

 

 

감로탱화

 

감로탱화는 지옥에 빠진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해주고, 죽은 영혼을 위로하는 영가천도(靈駕遷度)를 목적으로 제작되어진 불화이다. 목련존자(目連尊者)가 아귀도(餓鬼道)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죽은 어머니를 구제한다고 하는 《우란분경(盂蘭盆經)》의 내용을 도해한 그림이라 하여 우란분경변상도(盂蘭盆經變相圖)라 하기도 한다.

 

우란분경을 바탕으로 설행되어지는 우란분재(盂蘭盆齋)는 고려 예종 1년(1106)에 이미 개최된 사실을 살펴볼 수 있어 고려시대에 감로탱화가 제작되었을 가능성을 추정해 볼 수 있으나, 오늘날 전하고 있는 작품들은 대부분 조선시대의 것들이다.

 

우란분재의 성행과 감로탱화의 제작은 우리 나라의 강한 조상숭배의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한국불화의 삼단(三壇) 구성 가운데 하단을 담당하는 영단탱화(靈壇幀畵)의 주요 도상으로 자리함으로써, 민중의 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 불화이다. 이는 조선시대 중종 이후 상류계층에 배불(排佛)의 풍조가 대두되면서, 민중들 사이에 성행하기 시작한 시식(施食), 존시식(尊施食) 등의 제사문화(祭祀文化)에 영향을 받은 불교신앙의례(佛敎信仰儀禮)와 결부되어 전개되는 민중적 불교문화를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감로탱화는 산수화풍의 배경을 바탕으로 3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단에는 부처가 주재하는 이상세계를 표현하고 있는데, 상단 중심부에는 석가모니불ㆍ비로자나불ㆍ노사나불의 삼신불과 7여래(다보여래·보승여래·묘색신여래·광박신여래·이포외여래·감로왕여래·아미타여래)가 배치되고 있다. 보통 감로탱화에서는 삼신불(三神佛)을 생략하는 편이지만, 이 그림에서는 법신불(法身佛), 보신불(報身佛), 화신불(化身佛)의 삼신불(三身佛)을 묘사함으로써,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사상이라 할 수 있는 화엄사상(華嚴思想)의 영향이 감로탱화에 미치고 있음을 살펴볼 수 있게 하고 있다.

 

한편 상단의 좌측화면에서는 천의(天衣)를 드날리는 2구의 인로왕보살상(引路王菩薩像)이 표현되고 있으며, 우측화면에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구름을 타고 하강하는 장면으로 묘사되어 망자(亡者)를 인도하고자 하는 두 보살의 원력이 드러나고 있다. 즉 불교의 이상세계인 극락정토와 망자를 극락세계로 인도하는 지장ㆍ관음ㆍ인로왕보살이 표현되고 있는 것이다.

 

중단에는 성대하게 차려진 성반(盛飯)을 중심으로 그 아래에 목이 가늘어 먹을 것이 있어도 먹지 못하는 2구의 아귀상이 불을 뿜고 있는 형태로 표현되고, 그 좌측화면에는 범패승(梵唄僧)의 무리들이 시식의례(施食儀禮)를 행하는 장면을 묘사하고 있는데, 범패승들이 입는 가사·법고·요령·바라·경상 등이 표현되어 당시 불교의례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성반상 위에는 번개와 함께 주변을 금줄로 구획함으로써 신성구역임을 표현하고 있다.

 

하단부에는 지옥(地獄)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아수라(阿修羅)ㆍ인간(人間)ㆍ천상(天上)의 육도(六道)의 세계가 묘사되고 있다. 이는 중생들의 육도윤회의 과정을 표현하면서, 이들에게 법식을 베푼다고 하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육도중생의 묘사기법과 표현양식이 그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어 주목되어지기도 한다. 한편 화면의 우측 하단 구석에 아귀의 두상만을 크게 그려 넣고 있어 이채롭다.

 

 

우란분경 변상도의 하나인 감로탱화는 다른 말로 고혼탱화라고도 합니다. 주로 조상을 추모하거나 영가를 천도하기 위한 기능을 하기 때문에 영단이라고도 합니다.

 

감로탱화는 주로 대웅전의 오른쪽이나 왼쪽벽면 에 설치하거나 혹은 지장보살을 모신 명부전이나 지장전에 봉안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영가 천도를 위해 위패를 모실 때는 위패를 봉안하고 그 뒤에 감로탱화를 거는데 탱화가 없을 경우에는 <나무대성인로왕보살>이라고 하는 번을 걸어 놓기도 합니다.

 

감로탱화는 『우란분경』과 『목련경』의 사상을 바탕으로 거기에 극락왕생 사상이 덧붙여진, 말하자면 지옥에서 벗어나 극락에 왕생할 것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그려진 그림입니다. 근래에는 감로탱화를 주로 대웅전 측면에 모시지만, 옛날에는 불전 앞의 누각에 거는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해인사나 금산사와 같이 불전이 큰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작았기 때문에 불전 앞의 누각에서 불전을 향해 의식을 봉행하였으므로 누각의 측면 벽에 감로탱화를 모시고 고혼을 천도했던 것입니다.

 

감로탱화라는 말은 의지할 곳 없이 떠도는 무주고혼에게 감로와 같은 법문을 베풀어 해탈시킨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감로탱화의 가운데 아래쪽은 사바세계 촌부의 장으로서 1위 혹은 2위의 금강이 등장하고 그 윗쪽에는 7여래를 모시며 좌측에는 아미타삼존,우측에는 지장과 인로왕 두 보살을 모십니다.

 

그리고 그 앞에 탁자를 놓아 그 위에 각종의 공양구를 나열하고, 그 아래에서는 대중들이 천도재 의식을 행하고 있으며, 다시 그 아래 화면에는 각양각색의 인간들의 생활상이 나타납니다.

 

말하자면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갖가지 업장으로 온갖 과보를 받고 무주고혼이 되어 고해 속을 윤회하므로 이들을 천도하여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교훈적 내용을 담고 있는 불화가 감로탱화인 것입니다.

 

이러한 감로탱화는 몇 가지 유형으로 구분되는데, 크게 천도재 의식이 들어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눌 수 있으며 그 밖에 세부적인 구도에서도 여러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