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화부(桃花賦)
도화오리도화암(桃花塢裏桃花庵) 도화오(북숭아꽃 언덕) 안에 도화암이 있고
도화암리도화선(桃花庵裏桃花仙) 도화암 안에 도화선(복숭아꽃 신선)이 있네
도화선인종도수(桃花仙人種桃樹) 도화선인은 도화나무를 심었으며
우적도화환주전(又摘桃花換酒錢) 또한 복숭아꽃을 잘라서 술 마실 돈으로 바꾸네
주성지재화전좌(酒醒只在花前坐) 술이 깨면 그저 복숭아꽃 앞에 앉아 있고
주취환래화하면(酒醉還來花下眠) 술에 취하면 다시 복숭아꽃 아래에서 잠드네
반성반취일부일(半醒半醉日復日) 반쯤 취하고 반쯤 깨어서 하루 또 하루
화락화개년부년(花落花開年復年) 꽃이 떨어지고 다시 피어 일년 또 일년
단원노사화주간(但願老死花酒間) 다만 나이 들어 꽃과 술 사이에서 죽기를 바랄 뿐
불원국궁차마전(不願鞠躬車馬前) 가마와 말 앞에서 허리를 굽히기는 싫다네
차진마족귀자취(車塵馬足貴者趣) 가마의 먼지와 발의 발굽은 귀한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주잔화지빈자연(酒盞花枝貧者緣) 술잔과 나뭇가지는 가난한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것
약장부귀비빈천(若將富貴比貧賤) 만일 부귀와 가난을 비교한다면
일재평지일재천(一在平地一在天) 하나는 땅위에 있고, 하나는 하늘위에 있는 것
약장빈천비차마(若將貧賤比車馬) 만일 빈천을 가마와 말에 비교한다면
타득구치아득한(他得驅馳我得閑) 그들은 서둘러 달리는 것이고, 나는 편안히 앉아 쉬는 것
별인소아태풍전(別人笑我太瘋癲) 다른 사람은 나를 보고 미쳤다고 웃고 있지만
아소타인간부천(我笑他人看不穿) 나는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못보고 있다고 웃고 있네
불견오릉호걸묘(不見五陵豪傑墓) 오릉의 호걸들의 무덤을 보지 못 하는가
무화무주서작전(無花無酒鋤作田) 꽃도 술도 없고 이미 호미로 갈아서 밭이 되어버린 걸
- 당백호 -
백호(伯虎)는 당인(唐寅 : 1470~1523)의 자(字)입니다. 호는 육여거사(六如居士), 강남제일풍류재자(江南第一風流才子)등이었는데 중국 회화사상 가장 걸출한 화가 가운데 하나였다고 합니다.
그는 심주(沈周), 문징명(文徵明), 구영(仇英)등과 함께 명(明)나라 시대 4대화가로 이름을 날렸으며, 산수(山水), 인물, 사녀(仕女), 화조(花鳥)등에 두루 능통했습니다.
당인은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글재주가 뛰어나 공명(功名)을 꿈꾸기도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는데, 주성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당백호점추향(唐伯虎點秋香)의 실제인물이기도 합니다. 당백호가 추향을 점찍었다는 뜻이 되겠지요.
영화에 나오는 당백호는 부인이 8명이나 되는데 추향의 인물에 반해 원수집안에 하인으로 들어가고 몇 번의 위기를 거쳐 마침내 추향을 9번째 부인으로 맞이합니다. 앞의 8명의 부인들이 모두 타고난 노름꾼들인데, 추향은 한술 더 뜨는 노름꾼이었다고 하네요.
추향은 실존했던 인물이라고 하는데 영화와는 달리 나이차가 커서 현실에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였다고 합니다. 기회가 되면 지나간 영화지만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공리가 추향으로 나오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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