拈華茶室

겨울 안녕!

難勝 2012. 2. 29. 03:24

 

 

 

지나간 겨울이 내게 다가왔을 때 난 겨울에게 말했었다

난 네가 제일 좋아!

너무 좋아!!

 

펑펑 내리는 하얀 눈이 있어 좋고,

내 좋아하는 모자를 마음껏 쓸 수 있어 좋고,

벗님들 만나는 송년회가 있어 좋고,

새해의 첫날이 있어 좋고...

사랑할 수 밖에 없다니까!

 

 

난 요즘 봄에게 고백한다.

넌 너무 따듯해

밝고 화사해

겨우내 웅크렸던 내 마음이 너로 인해 눈녹듯 해

 

머지않아 너는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겠지?

그 모습은 또 얼마나 아름다울지!

 

네가 정말 너무 좋다.

 

 

이제 봄맞이에 정신이 팔린 난 겨울에게 조용히 고했다

 

겨울 안녕.

잘가.

 

미련도 없이...

다음에 다시 만나자는 기약도 없이...

 

혹시나,

내 삶에 이런 배신은 없었는지?

 

 

 

 

그래요.

가만히 돌아보게 되네요.

내 인생에 이런 배신은 없었을까?

 

모든 것이 불가피했다고...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자위해 보지만, 모두 다 보기 좋은 핑계에 불과하지는 않은지?

 

 

 

 

눈 덮인 수풀속

진달래 꽃망울이 핍니다

 

매서운 꽃샘 바람에도

개나리 꽃봉오리가 핍니다

 

이름 모를 들녁 곳곳

작은 들꽃들도 핍니다

 

 

 

 

 

그래요.

지금도 어디에선가 봄은 피어나고 있겠지요.

 

하지만 그 봄도

지난 겨울이 없었으면 우리 곁에 다가오지 못했음을...

강추위 처럼

얼음처럼

빙판처럼

차가운 바람처럼

 

나를 지나간 많은 사람들

나를 지나간 많은 시간들

나를 지나간 많은 감정들

 

어느 것 하나 배신하지 않고

사랑의 눈으로 돌아보며 추억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보는 시간입니다.

 

좋은 날 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