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용(無用之用) : 쓸모없는 것의 쓸모
楚의 은사(隱士) 광접여(狂接輿)가 孔子에 대해 評하면서,
"산 속의 나무는 有用하기에 벌채(伐採)되어 자신의 원수가 되고,
기름은 밝은 빛을 내기에 태워져 자신을 태우며,
육계(肉桂)는 사료가 되고,
옻은 도료(塗料)가 되기에 베어진다.
有用의 用만 알고, 無用의 用은 알려고 하지 않으니 서글픈 일이다”고 하였다.
이 말은 孔子가 인의(仁義)로써 난세를 다스리려는 것을 풍자(諷刺)한 것으로, 조그만 有用은 오히려 자신을 망친다는 것이다.
-《莊子》 <人間世篇> -
아래의 세 가지 일화는 장자의 인간세편(人間世篇)에 나오는 것입니다.
공자가 초나라에 갔을 때 숨어사는 현자 광접여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계피는 먹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 나무를 벤다. 사람들은 쓸모없는 것의 이용가치는 모른다."
혜자가 장자의 말이 아무 쓸모가 없다고 하자 장자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땅이 아무리 넓어도 사람이 서 있기 위해서는 발이 닿는 곳만 있으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발 닿는 곳만 남기고 나머지를 파버린다면 어찌 걸을 수가 있겠는가! 이와 같이 쓸모없는 것도 다 쓸모가 있다."
잎만 무성한 나무를 나무꾼이 쓸모가 없다고 해서 자르지 않는 것을 보고 장자가 제자에게 말했습니다.
"저 나무는 쓸모가 없기 때문에 자기 수명을 다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도 있습니다.
‘쓸모 있는 선지식’에 의해서 불교가 발전되어 온 것도 사실이지만, 아무 위협도 되지 않는 ‘풀뿌리 신자’들에 의해서 불교가 지금까지 연명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崇儒抑佛 정책하에서도 꾸준히 이어 온 조선의 불교를 보면 더욱 명확해집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입니다.
자신의 배움과 활동이 너무 미약하다고 자책하지 마십시오.
자신의 존재가 너무 쓸모없다고 비관하지 마십시오.
자신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더 배우려 하고, 배운대로 행하겠다는 마음만 가져도 그 공덕은 크고도 큰 것입니다.
道의 세계는 칭찬도 욕도 먹지 않고 순응하여 다투지 않고 사는 것, 物을 통제하더라도 物에 제어되지 않는 것, 그러면 세상에 아무 누도 끼치지 않는 것입니다.
장자는 모두가 자연 그대로 있는 것이 최고의 상태라고 했습니다.
약삭빠른 지혜를 작용시키는 것보다, 이 나무처럼 쓸모가 없는 것으로서 자연의 수명을 다 하는 그것이 곧 진짜 쓰임이라는 것입니다.
此果不材之木也
이 나무는 지금은 재목감으로 될 수 없는 쓸모 없는 나무, 즉 無用이지만
以至於此其大也
그러나 그 쓸모없음이 후에 큰 나무로 자라게 하여 之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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