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조왕탱화
공양을 짓는 부엌의 신인 조왕신을 묘사한 불화이다.
신중탱화의 일종이며 사찰의 조왕단에 봉안된다. 조왕에 대한 신앙은
우리나라 재래의 민간신앙을 불교의 토착화 과정에서 불교적으로 정화되어 수용되었다.
불교에서 예로부터 조왕을 황신(荒神)이라 불렀으며, 부엌을 관장하는 신으로 그 기원은 불을 다루는데서 비롯되었다.
남부지방에서 부뚜막에 물을 담은 종지를 놓아 조왕신을 모시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을 ‘조왕중발’ 또는 ‘조왕보시기’라고도 한다.
또 조왕신을 여신으로 간주하여 ‘조왕각시’ 또는 ‘조왕할망’이라고도 한다.
이렇듯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조왕신앙은 부엌의 불씨를 신앙하는 화신신앙(火神信仰)이 그 뿌리이다.
조왕신앙은 그 성격에 따라 크게 일차적인 조왕으로서의 역할과 불교적으로 정화된 뒤의 역할 등 두 갈래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적인 조왕은 호법선신중(護法善神衆)의 하나로 포용되었다.
신중탱화의 하단위목(下壇位目)에 위치하여 인사(人事)를 검찰하고 선악을 분명히 가려내는 신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신중으로서의 조왕은 다시 불교적으로 정화된 뒤 독립되어 각자의 역할을 지니게 된다.
여기서 조왕단과 조왕탱화가 생기게 되는데, 이 탱화에는 조왕대신을 중앙에 배치하고
왼쪽에 담시력사(擔柴力士)를, 오른쪽에 조식취모(造食炊母)를 묘사한다.
때에 따라서는 조왕단에 조왕탱화 대신 ‘남무조왕대신(南無竈王大神)’이라는 글자로 봉안을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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