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49재와 천도재(2) - 천도재란 무엇인가

難勝 2008. 4. 13. 21:08

살아있는 인간을 제도하고 교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후의 영혼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들려주어 육도윤회를 벗어나 극락왕생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것이 천도재이다.

인간은 육신을 나라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사람이 죽은 후에 육신은 스러지지만 살아있을 때 육신을 나라고 집착하고 살아왔던 것처럼, 자신의 살아있을 때의 형상과 같은 자신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되니 생전에 자신이 살아온 방식에 따라 먹어야 하고 입어야 한다. 죽은 뒤 49일만에 바로 윤회해서 인간계나 다른 세계의 중생으로 태어났다면, 불완전하지만 최소한의 삶을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생명체로 윤회하지 못하고 중간세계의 중음신으로 머물고 있다면, 이는 무주고

혼이 된다.

그러므로 자신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하여 후손에게 천도하여 주기를 바라거나 자신이 머무를 곳을 찾게 마련이다.

이런 무주고혼이 된 영혼들은 자신과 인연 있는 후손들이나 특별한 관계가 있는 자들을

찾아간다.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거나 여러가지 조짐을 통해서 자신의 처지를 호소하고 자신을 구제하여 주기를 바란다.

그런데도 후손들이 알아듣지 못하면 결국 자신의 마지막 수단으로 직접 후손들의 몸에 의탁

하는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전문적인 용어로 빙의현상이라고 한다.


이렇게 무주고혼의 접촉을 당한 사람들에게는 원인을 알 수 없는 고통이 발생한다. 병원에

가서 진단을 해보면 의학적으로는 별문제가 없는데도, 여전히 몸이 아픈 현상을 수반하게 된다.

그러므로 이러한 무주고혼은 천도해 주어야 한다.

일본의 일련대사는 극락가고자 염불하는 자는 지옥에 간다고 하였다. 왜 이런 말이 나왔는가.

인간은 사는 동안 많은 업을 짓게 마련이고 악업을 짓는 일이 허다하다. 나를 낳아주고 길러 주신 조상들도 마찬가지다.

조상들이 만약 천당이나 극락에 왕생하였다면 다행스런 일이지만 자신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부모 형제나 조상님네들이 중음신으로 구천을 헤매고 다닌다거나, 지옥에 빠져서 고통을 받고 있는데 자신만 극락에 가겠다고 염불한다면 이는 잘 하는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저 혼자만 극락에 가겠다고 염불하는 놈은 지옥에 간다’고 한 것이다.

천도재는 모든 영가들이 함께 삼계에 윤회하는 고통을 벗어나서 극락에 태어나기를 기원할 뿐만 아니라, 그들이 모두 아미타부처님의 수기를 받아 모두 성불하기를 기원한다.


극락에 가서 나고자 하는 것은 고통 없이 편히 살거나 즐거움만을 누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극락세계의 모든 땅과 음식과 나무와 새와 짐승, 보배들은 업보로 이루어진 것들이 아니라고 부처님은 정토삼부경에서 설하셨다. 이것들은 모두 아미타불께서 대자대비로써 일체중생을 성불시키기 위한 생각에서 세운 원력과 수행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모든 중생들이 사는 세계에서는 한시라도 다른 중생들의 육신을 음식으로 취하지 않으면 그 몸을 부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업보가 연속되므로 윤회의 길에서 벗어날 길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미타부처님께서 수행자로서 발심할 때에 210억의 불국토 가운데서 가장 좋은 것만 골라 원을 세운 것이 48가지이며 이러한 원을 성취하였으므로 성불하여 아미타불이 되신 것이다.


극락세계는 업보로 이루어지는 세계가 아니고 오직 원과 수행의 힘으로써 이루어진 부처님나라이므로 사바세계와 같이 남의 것을 훔치거나 다른 중생을 잡아먹거나 다른 중생들의 것을 빼앗거나 하지 않더라도 잘 살 수 있다. 그러므로 나를 위한다는 생각에서 나쁜 생각이나 말이나 행동은 전혀 할 필요가 없으므로 수행에만 전념할 수 있다.


모든 중생이 윤회를 끊어버리고 성불할 수 있도록 극락세계에 나게 하는 것이 천도를 하는 근본 목적인 것이다.

중생들은 무수하고 기나긴 세월 동안 지옥, 아귀, 축생, 인간, 수라, 천당의 여섯 가지 세계에 윤회하면서 수많은 중생들의 은혜를 입지 않음이 없다. 모든 중생, 풀뿌리 하나까지도 무수겁의 세월 동안 부모가 되거나 나의 목숨 연장을 위한 음식이 되거나 하여 나의 몸은 다른 중생들의 몸과 수고로움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면 그들의 은혜를 만분의 일이라도 갚으려면 어찌해야 할 것인가 일단 바른 법에 따라

값 있게 살아서 중생의 은혜와 수고로움을 헛되지 않게 해야 할 것이고, 그가 죽은 뒤에

천도재를 모시게 되면 조그마한 공덕일지라도 소홀하게 생각하지 말고 은혜를 베푼 이들에게 회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 봉행하는 천도재가 원만하게 성취되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유정과 무정들의

왕생극락까지도 빌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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