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사찰음식의 재발견(펌)

難勝 2008. 5. 22. 05:00

■사찰음식의 재발견
“소중한 내 몸과 마음, 사찰음식으로 지켜요”
《금광명최승왕경》 제24 〈제병품〉부분을 보면 “봄에 나는 식품으로 떫고 뜨겁고 매운 음식을 먹고, 여름에는 미끈미끈하고 뜨겁고 짜고 신 것을 먹으며, 가을에는 차고 달고 미끈미끈한 것을 먹고, 겨울에는 시고 떫고 단 것을 먹어라”라는 구절이 있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이렇게…
①때에 맞는 음식을 먹어라
②제철의 음식을 먹어라
③골고루 섭생하라
④과식을 금하고 육식을 절제하라

#사찰음식, 왜 각광 받는가?

현대인들의 화두는 ‘건강’이다.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말이 ‘웰빙’이다. 사람들은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유병장수(有病長壽)’가 아닌 ‘무병장수(無病長壽)’를 꿈꾸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사찰음식’이 음식 분야의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며 인기 있는 ‘브랜드’로 각광받고 있다.

사찰음식은 1700여 년 동안 우리 나라의 전통음식으로 계승되어 왔지만 유독 최근 들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근대 이후 현대식생활의 폐해를 직접 경험한 사람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과자·피자 등 가공식품은 우리 몸에 비만, 성인병, 아토피, 변비 등 반갑지 않은 병을 초래했다. 인스턴트식품은 더 이상 매력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사찰음식이 재발견되는 순간이다.

사람들이 건강에 눈을 뜬 시점에서 ‘건강식품’ 즉, ‘웰빙식품’의 대표격인 ‘사찰음식’이 관심을 끄는 점은 당연한 결과다.

채식위주의 ‘자연식품’은 사찰음식의 주요 특징이다. 밀가루, 백설탕, 소금 등 백색의 3가지 재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천연조미료와 발효식품 등 자연친화적인 유기농 음식으로 요리한다.

또한 원재료의 맛과 효능을 그대로 살리기 위해 데치기보다는 튀김이나 국으로 조리해 영양소 손실을 최소화한다. 불교에서는 음식이 식품으로써의 역할뿐만 아니라 ‘약’의 기능도 지녔다고 강조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장시간 가공식품을 섭취할 경우 저혈당 증세가 나타나 ‘욱’하는 성격을 조성하는 아드레날린이 과다하게 분비된다. 음식이 ‘신체’뿐만 아니라 ‘정신’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여기에 또 하나 사찰음식이 사랑 받는 이유가 있다. 사찰음식은 육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까지 지켜준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차별성을 갖는다.

우리는 공양할 때, 음식을 먹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 음식을 나에게 오기까지의 과정 즉, 자연에서부터 요리해 준 사람에 이르기까지 그 노고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을 간과한다.

사찰음식은 △청정한 마음 △자비의 마음 △수행하는 마음 등 수행의 마음자세를 제시해 일상 생활 속에서의 수행을 돕는다.

#그들이 말하는 사찰음식은 굿

사찰음식이 대 사회적으로 각광받는 가운데 사찰음식을 배우는 사람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들이 사찰음식에 대해  말하는 공통점은 주로 “소화가 잘 되고 피부가 좋아져요”다.

1년간 사찰음식을 배워 가족들의 건강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공덕화(52·서울시 송파구 문정동) 보살은 “사찰음식을 섭취한 후 갈증이 사라졌다”고 했다. 밖에서 음식을 사먹거나 시중에서 판매하는 조미료를 사용하면 항상 갈증이 나 물을 벌컥벌컥 마셨지만, 이제 갈증은 남의 일이다.

공덕화 보살은 “채식위주의 식단이 입맛에 맞지 않아 불평하던 식구들도 어느 새 변비가 사라지고 군살이 빠지자 사찰음식만 찾는다”며 “재료 고유의 효능을 그대로 섭취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 성남시에 사는 고연숙(35) 보살은 사찰음식으로 딸의 아토피를 치료했다. 고연숙 보살의 딸 김서진(4) 양은 태어날 때부터 아토피로 고생했다. 그 원인은 고 보살의 식습관에 있었다.

고연숙 보살은 “서진이를 임신했을 때만 해도 웰빙식품에 대해 무지했다”며 “인스턴트 식품 및 밀가루 음식이 건강에 해로운 줄은 알았지만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줄은 미쳐 몰랐다”고 토로했다.

이 후 절에 다니면서 사찰음식을 익혀 섭취하니 2년 4개월만에 딸의 아토피는 사라졌다. 덤으로 여드름성 피부였던 고연숙 보살의 피부도 한층 깨끗해졌다. 이로 인해 이웃에서는 사찰음식 배우기가 인기라고.

가정주부뿐만 아니라 요리사들도 사찰음식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30년 간 한정식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박원석(55·서울시 동대문구 회기동) 거사는 손님들의 욕구를 파악한 후 사찰음식 배우기에 3년째 매진하고 있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단 번에 화학조미료의 맛을 간파해 건강식품을 찾는 추세라고.

박 거사는 “사찰음식은 소화기능을 돕고 약의 기능도 발휘해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좋다”고 귀띔했다.

#선재 스님이 말하는 사찰음식

“올바른 음식문화 정립하는 데 최고”

“산업화, 국제화 사회가 도래하면서 고유 음식문화가 변질됐습니다. 그에 대한 치유책으로 ‘사찰음식’이 떠오르고 있어요. 사찰음식의 우수성을 널리 알려 올바른 음식문화를 정립해야 할 때입니다.”

1월 29일 출범한 전통사찰음식문화보존회장 선재 스님의 말이다.

스님은 “웰빙 식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전통사찰음식을 계승하고 현대생활과 접목시킨 조리법을 개발하기 위해 단체를 결성했다”며 “사찰음식을 통해 올바른 음식문화를 정립하겠다”고 피력했다.

스님은 불교에서 말하는 고기에 대한 입장도 표명했다. 스님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길 육류를 절제하되 정육(淨肉) 즉, 깨끗한 고기는 필요에 따라 섭취해도 된다고 하셨다”며 “오늘날 정육점도 부처님 말에서 연유된 것”이라고 불교에서 유래한 현대어의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선재 스님은 “누구나 섭취하는 ‘음식’을  통해 불교를 다양하게 알릴 수 있다”며 사찰음식의 장점을 널리 알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주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