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존의 마지막 설법, 그리고 입멸은
49년에 걸친 석존의 교화는 중인도, 북인도 전역에 걸쳐 발길이 안닿는 곳이 없었다. 국왕, 크샤트리아, 브라만, 장자, 천민 등 제자들이 불길처럼 인도 각지로 퍼져 나갔다.
반면에 석존의 가슴을 아프게 한 일들도 있었다. 그 하나는 출가할 무렵부터 줄곧 교분이 있었고 석존께서 부처가 된 뒤에도 음으로 양으로 도와주던 마가다국의 빔비사라왕이 아들에게 살해된 일이고, 또 하나는 석가족이 마침내 코살라국에 멸망된 일이다.
또 가장 아끼던 제자 사리푸트라와 목갈라야나가 석존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것도 인간적으로 견디기 힘든 불행이었다. 더욱 가슴아픈 일은 데바닷다가 반역을 도모한 일이었다. 그러는 동안 석존께서는 자신의 생애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고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나는 이제 노쇠하였다. 낡은 수레가 가죽끈의 힘으로 억지로 움직이듯이 나의 몸도 그러한 것 같다. 지나간 일을 쫓지 말라. 과거는 이미 버려진 것, 사랑하는 사람과는 언젠가는 헤어져야 함을 알라”고 거듭 설했다.
그리고 석존께서는 “그대들은 마땅히 자기자신을 등불[자등명:自燈明)로 삼고, 자기자신을 의지처(자귀의:自歸依)로 하라. 결코 남에게 의지하지 말라”고 하시었다.
이 설법이 곧 후세 불교인들이 ‘자등명(自燈明)’이라고 일컬어 석존의 8만 4천법문 중 으뜸가는 가르침으로 삼는 교훈인 것이다. 이 한마디로 불교는 우상숭배의 종교이며 미신이라는 다른 종교인들의 견해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있다. 아울러, 오늘날 불교인들이 ‘나 자신이야말로 나 자신의 주(主)이며, 내가 의지할 곳’임을 명확히 알고 믿는다면 불교인들의 신행좌표는 명확해지리라 생각한다.
석존께서 마지막 밤을 넘기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제까지 그대들을 위해 계를 정하고 법을 설했다. 내가 멸도(滅度)에 든 다음에라도 이 계를 지키고 법을 만들어 어둠 속에서 빛을 만나듯, 가난한 사람이 보물을 얻듯 존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법과 계를 스승으로 삼아 내가 세상에 있을 때와 같이 지켜라. 모든 것은 덧없다[諸行無常] 게으르지 말고 부지런히 노력하라[不放逸].”
이것이 그 분이 남긴 마지막 가르침이었다. 그 분은 죽음이라는 필연을 다소곳이 받아들였고, 그 육신을 영겁 속에 묻었다. 그러나 그 분의 깨달음은 결코 사라지지 않다. 그 분의 가르침을 사모하는 모든 사람들 가슴 속에 그 분은 영원히 살아 계신 것이다.
이때 그 분의 나이는 여든 살, 인도의 달력으로 2월, 보름달이 대지를 비추던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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