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존은 보리수 아래에서 무엇을 깨달았는가
고행을 그만두고 수자타라는 소녀의 유미죽을 받아 마시고 기력을 되찾은 고타마는 보리수 아래에 앉아 선정(禪定)에 들었다. 마음은 고요하고 구름 한 점 없는 가을 하늘처럼 맑게 개어 있었다.
선정에 든지 얼마나 되었을까 선정이 깊어갈수록 마음의 눈에 깨달음[正覺]의 모습이 또렷해지기 시작했다. 아직은 동녘의 샛별이 밝게 빛나는 이른 새벽, 마침내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다.
무엇이 삶을 얽매는 고뇌의 그림자인가 어떻게 하면 그 고통의 사슬을 끊어버릴 수 있는가 무엇이 삶의 장애인가 이 모든 문제들이 한꺼번에 그리고 확실하게 태자의 뇌리를 엄습하였다.
이제 태자는 평범한 인격에서 위대한 인격으로 새로운 삶의 지평을 열게 되었다. 대지는 진동하고 하늘에서는 꽃이 흩날린다. 이제 그 분은 부처가 된 것이다. 그때 고타마의 나이 35살이었다.
고타마를 이렇게 환희하게 한 그 깨달음은 어떤 것인가 그 깨달음의 내용에 대해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내가 깨닫기 이전부터 법으로 정해져 있었고, 법으로 확립되어 있는 것이다.”
마치 뉴턴이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한 것과 똑같다. 즉 뉴턴이 만유인력을 발견했건 못했건 만유인력은 이미 만고불변의 절대적인 진리였으며 진리로서 확립되어 있었다.
불교에서는 이 행복을 열반(涅槃)·해탈(解脫) 등 여러가지 말로 표현한다. 그 길은 석존이 처음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처음 발견한 것이다. 그 길[道]은 ‘이 세상 모든 것은 서로 관계되어서 존재한다는 것’ 이다.
즉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반드시 그 원인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컨대 죽음의 원인[因]은 태어남이라는 것이다. 태어났기에 죽음이라는 결과가 생긴다는 것이다.
석존은 인간의 태어남, 늙음, 병듦, 죽음을 이 논리에 따라 논리적으로 추구한 끝에 고통의 원인을 밝혀내고 그 원인을 없애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깨달은 것이다. 이것이 곧 연기법(緣起法)이다.
석존은 이 진리를 신의 계시를 통해서 얻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간적인 노력으로 이룩한 것이다. 그래서 더욱 위대한 것이며 성스럽고 스스로를 정각자(正覺者)라고 하여 자각자(自覺者)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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