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에 오랫동안 다닌 불자님들 대부분은
하심과 정진의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합니다.
불교적인 지식이 많지 않더라도 누구에게나 머리를 숙이고,
기도와 법회에 빠지지 않으려는 불자님들을 볼 때마다
신심이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란 걸 새삼 느끼게 됩니다.
그러나 가끔은 그와는 반대로 오랫동안
절에 다녔으면서도 아직 하심을 하지 못하고
법회나 기도에 동참하는 것을 게을리 하는 불자님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심지어는 절에서 남을 헐뜯기도 하고 말싸움까지 하는 것을 목격합니다.
이런 문제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교나 절에 대한 친근함과 익숙함을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과 혼동하는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마경에서 얘기하는 부처님의 10대 제자가 있습니다.
10대 제자중 마지막에 등장하는 분이
아난존자입니다.
그는 석가모니 부처님과는 세속의 인연으로 사촌동생이 되지요
아난존자는 부처님께서 성도 하신후 45년 전법,교화의 기간 중에
25년,특히 부처님이 열반하실 때까지
부처님 바로 곁에서 부처님을 모신 분입니다.
흔히 다문제일 이라고 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장 많이 듣고 기억했던 제자 입니다.
우리가 지금 읽고 있는 경전 첫머리에 등장하는
여시아문의 아의 주인공이 대부분 아난존자입니다.
경전을 결집하는 중요한 역학을 했던 제자인데
하마터면 경전 결집과정에 참여할 수 없을 뻔했다고 합니다.
아난존자처럼 부처님의 가르침과 삶의 모습을
오래 동안 가까이서 지켜본 분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경전에서는 아난존자의 깨달음이 상당히 늦게,
그것도 아슬아슬하게 얻어졌음을 전합니다.
부처님 경전 제1결집 바로 직전에야 깨달음을 얻어
가까스로 경전 결집에 참여했다고 하지요
아난존자의 깨달음이 늦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아난존자자가 부처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부처님을 가까운 거리에ㅐ서 모셨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의 수행에 소홀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어쩌면 아난존자는 부처님의 능력만을 믿고 안일한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부처님을 알고 있는 것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제로 실천하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런 점은 우리에게도 적용되겠지요 절에 오랫동안 다녔으면서도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은다면 우리 불자들 역시
아난존자와 같은 오류에 빠지는 것입니다.
절에 다니면서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는 것은 학교에 다니면서
공부를 게을리 하는 것과 같습니다.
아무리 학교에 열심히 다녀도 실제로
본인이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으면 실력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선생님과 친한 것이나 학교 임원을 맡는 것과도 상관없는 일이지요
몸소 부처님 가르침을 실천하고 실현하는 것에 가치를 두지 않고
직위나 경력 같은 것을 내세우는 모양은 불자의
본래 모습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우리들은 깨닫지 못한 중생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절에 다니는 자신의 모습이 다니지 않을 때와
별로 차이가 없다면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신행을 통해서는 삶의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그 변화가 자신과 가족,주변 인연으로 퍼져 나가야
바른 불자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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