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한 형제가 살았는데, 형은 글을 잘 했지만
아우는 글은 좀 못하고 술만 잘 먹는 건달이었다.
어느 날 그 형이 서울서 과거 급제를 하고 돌아오다 길에서
만난 사람들과 술을 먹게 되었다.
그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말했다.
"오비이락이니 한잔 먹자."
형은 그 말의 의미도 모르고
"그래."
하고 대답했다. 그리고는 함께 술을 마셨다.
과거를 보러 갔던 형이 돌아오자 동생이 물었다.
"형님, 잘 다녀오셨습니까?"
"도중에 이상한 사람을 만났단다."
"어떤 사람인데요?"
"술집에 갔는데 '오비이락이니 한잔 먹자'고 하던데
그게 무슨 소리냐? 보통 오비이락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이지 않느냐?"
"아유, 형님. 그런 뜻만 있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의 오비이락(烏飛梨落)'이 아니라
그런 경우에는
'나는 아니지만 네가 즐거우니 한잔 먹자는
오비이락(吾非爾樂)'이란 말이오. 형님은 그것도 모르시오?"
유식한 형님이 무식한 동생에게 당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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