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호호

체험학습 - 닭서리

難勝 2009. 4. 19. 04:25

 

 

 

   옛날에 한 선생님이 서당을 차려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었다.

   십여 명의 아동이 글을 배우고 있었는데,

   어느 날 똘똘한 세 아이를 골라 분부를 내렸다.

 

      "오늘 저녁에 닭을 서리해 오너라."

 

   서리는 남의 것을 주인 몰래 들고 오는 일이다. 

   서당에서 겨울의 기나긴 밤 공부하노라면

   허기가 져서 밤참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밤 세 아이가 닭서리를 하러 갔다.

   둘은 들어가 닭을 훔치고 하나는 밖에서 망을 보기로 했다. 

   그런데 서당을 나서기 전에 선생님께서는

 

      "닭을 서리해 오되, 

       너희들끼리 반드시 문자로 말해야 하느니라."  라고 했다.

 

   어느 외딴 집 닭장에 몰래 들어가자 한 아이가 문자로 말했다.

 

      "계수기하(鷄首幾何)"

      (닭이 모두 몇 마리냐?)

 

   그러자 다른 아이가 대답했다.

 

      "백의홍관 수삼개 (白衣紅冠 數三個)"

      (흰 옷에 붉은 벼슬 한 닭이 두서너 마리 있다.)

 

   이번엔 또 다른 아이가 말했다.

 

      "급격물실(急擊勿失)"

      (급히 습격해서 놓치지 말라.)

 

   마침내 닭서리에 성공한 아이들은 서당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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