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진시황과 한무제의 군사 - 김삿갓

難勝 2009. 5. 19. 04:30


 

 

      김 삿갓이 어디를 정처없이 가는데 배가 몹시 고팠다.

   어느 동네 앞을 지나노라니 상여가 나오는데 만사(輓詞)가

   수백 장 따르는 호상(好喪)이었다. 

   동네 어귀쯤해서 멈추고 손님을 받고 있었다.

 

      '옳다.  저기 가면 술도 좀 마시고,  밥도 얻어먹을 수 있겠다.'

 

      과연 이 사람 저 사람이 권하는 바람에 양껏 얻어먹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호상꾼들에게 말했다.

 

      "지필묵이 있으면 나도 만사(輓詞) 한 장 썼으면 좋겠구먼."

 

      호상꾼들이 반신반의하면서도 지필묵을 갖다 주었다.

   걸인이 만사를 쓴다고 하니까 호상꾼들이 뺑 둘러서서 구경을 했다.

 

 

      秦王武帝用何兵     진왕무제용하병

      虛築防夷萬里城     허축방이만리성

      其時若破閻羅國     기시약파염라국

      貴人此去無不行     귀인차거무불행

 

      진시황과 한무제는 군사를 어디다 썼던고.

      헛되이 오랑케 막는다고 만리성만 쌓았다.

      그때 그런 기세로 염라국을 쳐부수었더라면

      귀인께서 이 길을 가지 않아도 될 것을.

 

 

      구경하던 호상꾼들이 감탄해서 서로 자기네 집으로 가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