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삼겹살 알고 먹기

難勝 2009. 6. 6. 09:03

 

 

서민들이 즐겨 먹는 대표 음식, 삼겹살이 ‘금겹살’이 되었다. 삼겹살 중품 500g 평균 가격은 1만 원이 넘었다. 각박한 경제상황 속에서 삼겹살은 비싼 가격으로 다시금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흔해서 귀한 줄 몰랐던 삼겹살의 몇 가지 진실을 공개한다.


삼겹살 가격이 치솟은 이유는 경제상황과 세계정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사료 가격이 치솟자 축산 농가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고, 그 결과 삼겹살 공급량도 줄어들었다. 삼겹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수산물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 삼겹살 중품 500g의 평균 가격은 1만80원(4월 13일 현재)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평균 가격 8천411원에 비해 약 20% 오른 가격이다. 그럼에도 국산 돈육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작년 말, 원산지 표시제가 시행되면서부터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개성상인이 탄생시킨 맛난 돼지 뱃살


삼겹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애착은 남다르다. 국민 1인당 돼지고기 소비량 중 절반이 삼겹살일 정도. 돼지고기는 크게 안심, 등심, 목심, 앞다리, 뒷다리, 갈비, 삼겹살 등 일곱 부위로 나뉘는데, 그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삼겹살은 비계가 많은 뱃살 부위다. 삼겹살은 비계와 살이 3개 층으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겹을 이루고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장사 수완이 좋았던 개성상인들이 비계가 많아 인기가 없는 삼겹살을 가장 맛있는 부위로 개량해 알리면서 대중화되었다는 게 삼겹살 탄생에 관한 일반적인 설이다. 개성상인들은 비계 다음에 살, 살 다음에 비계가 번갈아 붙도록 육질을 개량했다고 한다.


현재 삼겹살은 돼지고기 부위 중 가장 소비량이 많다. 다른 부위는 남아도는 데 반해 삼겹살만은 수입해야 하는 실정. 외국산 고기는 장시간 이동시키기 위해 냉동 상태로 보관돼 그 맛이 국산에 비해 덜하다. 얼었다 녹은 고기는 해동 과정에서 육즙 손실이 많아 품질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 지방 함유량이 높고 단백질이 적지만 질기지 않고 감칠맛이 나는 것이 삼겹살의 진정한 맛인데, 수입 삼겹살은 이 맛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한다.

맛은 좋아도 지방이 많아 삼겹살을 꺼리는 사람도 있다. 사실 돼지고기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아 혈관 내 콜레스테롤 축적을 막아주고 혈류를 왕성하게 해준다. 동맥경화증이나 고혈압 같은 성인병을 예방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 지방이 많은 삼겹살의 칼로리를 낮추려면 수육을 해먹는 것이 한 방법이다. 물에 삶으면 기름기가 빠지고 담백한 맛이 배가된다. 삼겹살을 구워 먹을 때는 상추나 깻잎, 양파, 무 등 채소와 같이 먹는 게 좋다. 채소가 소화를 도와 삼겹살의 지방이 체내에 덜 쌓이도록 하기 때문이다. 새우젓은 단백질 분해 효소를 생성시켜 소화제 역할을 톡톡히 하므로 삼겹살과 궁합이 잘 맞는 짝이다.


좋은 삼겹살은 살코기 색과 결, 지방의 색과 굳기로 판별할 수 있다. 색은 분홍에 가까워야 하며, 결은 곱고 탄력 있는 것이 연하고 맛있다. 결이 굵으면 질기다. 지방의 색은 희고 굳기는 단단한 것이 냄새가 없다.

(조선일보 기사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