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청포도 - 이육사

難勝 2009. 6. 30. 22:37

 

 

 내 고장 七月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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