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농가월령가 7월령

難勝 2009. 7. 26. 05:07

농가월령가 7월령

 


칠월이라 맹추(孟秋)되니 입추(立秋) 처서(處暑) 절기로다


화성(火星)은 서류(西流)하고  미성(尾星)은 중천(中天)이라


늣더위 잇다한들  졀셔(節序)야 속일손야


비밋도 가뷔야웁고 바람끗도 다로도다


가지 우희 져 매암이 무어스로 배를 블녀


공즁의 말근 소리 다토아 자랑한다


칠셕의 견우직녀  이별루(離別淚)가 비가 되야


셩긘 비 지나가고 오동입 떠러질 제


아미 갓흔 초생달은 셔텬(西天)의 걸리거다


슬프다 농부들아 우리 일 거의로다


언마나 나마시며 엇덧케 되다하노


마음을 놋치 마쇼 아직도 멀고머다


골 거두어 기음매기 벼포귀의 피 고로기


낫 벼려 두렁깎기 션산의 대초하기


거름 풀 만니뷔여 덤이 지어 모아 넛코


자채논에 새보기와 오조밧헤 졍의아비


밧가의 길도 닦고 복새(覆沙)도 쳐올니소


살지고 연한 밧해 거름하고 익게 갈아


김쟝할 무배차을 남 먼져 심어놋코


가시울 진작 막아 허실하미 없게 하소


부녀들도 헴이 있어 압일을 생각하쇼


뵛쟝니 우난 소리 자네을 위하미라


져 소리 깨쳐 듣고 놀나쳐 다스리소


장마를 격거시니 집안을 도라보아


곡식도 거풍(擧風)하고 의복도 포쇄(曝曬)하소


명주오리 어셔뭉쳐 생량젼의 짜아내소


늘그신네 기쇠(氣衰)하니 환절때를 조심하소


추양(秋凉)니 갓가오니 의복을 유의하소


빨내하야 바래이고 풀먹여 다드물졔


월하의 방츄소리 소리마다 밧부고나


실가(室家)의 골몰하미 일변은 자미로다


쇼채실과 흔헐젹의 저축을 생각하야


박호박 고지켜고 외가지 짜게 절여


겨울의 먹어보세 긔물(貴物)이 안니될가


면화밧 자로 살펴 올다래 픠엿는가


각구기도 하려니와 거두기의 달여나니



현대역


칠월이라 초가을이 되니 입추와 처서가 들어 있는 절기로다. 화성은 서쪽 하늘로 흐르고 미성은 하늘 한복판에 떠 있구나. 늦더위가 있다 한들 계절을 속일 수 있으랴. 빗줄기 가늘어지고 바람도 다르구나. 나무 가지 위의 저 매미 무엇으로 배를 불려, 공중에 맑은 소리 다투어 자랑하는가. 칠월칠석 견우직녀 흘린 눈물 비가 되어, 성긴 비 지나가고 오동잎 떨어질 때, 눈썹 같은 초승달은 서쪽 하늘에 걸렸구나. 슬프다 농부들아 우리가 해야 될 일 거의  되어가네. 얼마나 남았으며 어떻게 되어 갈까 마음을 놓지 마소. 아직도 멀고멀다.


밭고랑 거두어 김매기, 벼 포기에 피 고르기, 낫 갈아 두렁 깎기, 선산에 벌초하기. 거름을 많이 베어 더미 지어 모아 놓고, 이른 벼논 새 보기와 이른 조밭에 허수아비 세우기라. 밭가에 길도 닦고 빗물에 쓸려온 흙도 쳐 올리소. 기름지고 연한 밭에 거름하고 깊게 갈아, 김장할 무 배추 남 먼저 심어 놓고, 가시 울타리 미리 막아 잃지 않게 하여 두소. 부녀들도 생각 있어 앞일을 헤아리고. 베짱이 우는 소리 자네를 위함이라. 저 소리 깨쳐 듣고 정신을 가다듬어, 장마를 겪었으니 집안을 돌아보아 곡식도 바람 쐬고 옷가지들도 햇볕에 말리소.


명주 조각 어서 뭉쳐 춥기 전에 자아내고, 늙으신네 기운 없으니 환절기를 조심하소. 가을이 가까우니 입을 옷가지를 생각하소. 빨래하여 햇볕에 바래고 풀 먹여 다듬을 때, 달밤에 다듬이질하는 소리 소리마다 바쁘구나. 부녀자 살림하기 힘들어도 한편으론 재미있다. 채소 과일 흔할 때에 뒷날을 생각하여 비축하여 두소. 박 호박 얇게 썰어 말리고, 오이 가지 짜게 절여 겨울에 먹어 보소. 귀한 반찬 아니 될까. 면화 밭 자주 살펴 이른 다래 피었는지 돌아보소. 가꾸기도 하려니와 거두기에 달렸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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