尋劍堂

일곱 가지의 아내 (옥야경)

難勝 2009. 11. 7. 07:19

일곱 가지의 아내 (옥야경)

 

수달장자의 아들 선생에게 시집온 옥야라는 부인이 있었다. 부자집 딸로 미모가 뛰어난 그 여인은 시집온지 7년 동안 자식 하나 낳지 못하면서도 시부모와 남편을 잘 섬기지 않고 매양 제집 자랑만 뻔질나게 하고 미인 됨을 자처하여 하인 대하기를 짐승 만도 못하게 대했다. 하루는 남편이 부처님을 뵙고 코가 땅에 닿도록 절하는 것을 보고,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 사람만 보면 대왕을 만난 듯 절하고 공경하기를 하늘사람 대하듯 합니까? 사람이란 제 잘난 맛에 사는 것인데”

“여보, 그런말 마오. 자기 잘났다 하는 사람은 참으로 잘난 사람이 아니오. 세상에 부처님 나시기란 우담발화 꽃보다도 더 어렵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옥야는 획 돌아서면서 “누더기 중, 상거지”하고 업신여겼다. 그런데 한번은 옥야가 배에 종기가 나서 심히 고통을 하며 종들에게 그것을 짜도록 명령했으나 아직 덜 곪아 터져나오지 못하므로 화가 나서 종들을 개패듯하였다. 마침 그때 부처님께서 그 곳을 지나가시다가 들렀다. 종기를 짜던 옥야는 처음으로 부처님을 보았는데 무엇지 모르게 친정 부모님과 같이 마음이 즐겁고 다정해보였다. 사실 옥야는 너무 극성을 부려 시가집에서는 바깥 종까지도 모두 두려워하여 고독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마침 부처님이 오시니 무언가 의지하고 싶은 생각이 났다.

“부처님 잘 오셨습니다.”

“옥야는 내말을 들으라. 여자는 제 얼굴 잘 난 것만을 자랑삼아 교만하면 못쓴다. 사람의 아름다움은 얼굴에 있지 않고 마음에 있다. 마음이 아름다우면 하는 행위도 아름다워져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남편에게 사랑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여자에겐 3장(障) 10악(惡)이 있다. 어려서는 부모, 커서는 남편, 늙어서는 자식을 따라야 하고 나면서부터 부모의 기쁨을 못 받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며, 혼인 때 부모님께 걱정을 드리고 남을 겁내며, 부모님과 헤어져 살고 몸을 남의 집에 맡기고 임신의 고통을 하게 된다. 또 여자는 출산의 고통을 받고, 항상 남편을 섬겨야하고, 안정된 생활을 하기 어렵다. 그러는 데 그 가운데 약간 얼굴 잘난 것 가지고 세상 사람의 노리개 감이 되어서야 되겠느냐?”

부처님은 크게 감동을 주어 그 여인의 여인 답지 못한 마음이 거꾸로 뒤집혀지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진정한 여자라고 하는가. 세상에 일곱 가지 여자가 있다. 첫째는 사람을 죽이는 여자니, 더러운 마음으로 남편을 사랑하지 않고, 남편을 업신여기며, 정절을 지키기 안고 절도 없는 생활을 하는 여자다. 이런 아내의 남편을 업신여기며, 정절을 지키기 않고 절조 없는 생활을 하는 여자다. 이런 아내의 남편은 모든 것을 참고 참다가 드디어 그것이 병이 되어 목숨을 단축시키고 만다. 그래서 이러한 여인을 사람을 죽이는 여인이라 한다. 둘째는 도둑과 같은 여자이니, 남편의 재산을 마음대로 쓰고 남편의 하는 일을 이해하지 못하며 남편이 번 재산을 몰래 빼내어 스스로 부를 축적한다. 그러다가 남편이 벌이를 잘 못하게 되면 그는 그가 몰래 빼낸 돈으로 허세를 부리며 남편을 휘어잡는다. 그래서 이런 여자를 도둑과 같은 여자라 한다. 또 셋째는 주인과 같은 여자니, 게을리 일하기 싫어 하고, 말손이 거칠며 남편을 종처럼 부려먹는 여자다. 대개 이와 같은 여자들은 다 행실이 나쁘고 공경하는 마음이 없는 여자로서 일찍 과부가 되기 쉽고 현세에서 지옥과 같은 생활을 하다가 죽어서도 좋지 않은 병이 생겨 그것이 겉으로 터져 나오면 사람들은 그를 보고 추잡하다 대하기를 싫어한다.”

이때 옥야가 갑자기 앞으로 스러지며 와-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그때 마침 미처 짜려다 짜지 못한 종기가 툭 터지며 누런 고름이 한량없이 쏟아져 나왔다.

“부처님, 저는 정말 나쁜 여자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옥야야, 괴로워 하지 말라. 너의 마음 속 마음에 맺혔던 모든 부정이 지금 네 몸의 종기가 터져 나오듯 다 쏟아져 나올 것이 다. 만일 내가 하는 말을 듣고 그대로 행한 다면 그 상처에 새 살이 돋아나듯 그대 마음도 또한 그러하리라.”

“감사합니다. 부처님, 그럼 넷째 부인은 어떤 여자입니까?”

“어머니와 같은 여자니, 항상 남편을 사랑하고 보호하며 주인의 재상을 내몸같이 아끼고 지키는 여자다. 다섯째는 누이 동생과 같은 여자이고, 여섯째는 친구와 같은 여자이며, 일곱째는 종과 같은 여자이다. 남편을 섬김에 정성을 다하고 형제와 같은 마음으로 의리를 지키며, 또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마음으로 남편을 섬기는 여자, 마치 오랫동안 만난 친구와 같이 다정히 맞아, 피로를 풀게하고 정절을 갖추어 남편을 존경하는 여자, 남편이나 시부모를 진정으로 섬기고 일가친척 이웃에 대해서도 예의를 잊지 않고 문안 드릴 수 있는 여자, 항상 웃는 얼굴로 화염을 보이지 않고 나와 남을 위해 끊임없는 공덕으로 착한 복덕의 씨앗을 뿌리는 여자가 그것이다. 그러므로 이 같은 여자들은 현세 여러 가지복덕이 충만하여 평화로운 생활을 할 것이고 내생에는 한량없는 복의 과보를 받아 인천 3계의 공경의 대상이 될 것이다.

“거룩하신 부처님, 저는 참으로 어리석은 여자였습니다. 저는 지금까

지 부처님의 법문을 듣기전까지는 앞의 세 여인과 같은 생활을 해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부터 뒤의 네 여자와 같이 현명한 아내가 되겠습니다.” <옥야경>

 

그로부터 3년, 수달장자 이 집에는 또 다른 경사가 생겼으니, 며느리가 착해지자 가산이 늘어난 외에 기다리던 옥동자를 낳았다. 결혼 후 10년 동안 아이를 낳지 못해 애쓰던 여인이 마음씨가 착해지면서 두 딸과 한 아들을 낳으니, 수달장자의 집은 물질과 정신 그 어느 것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영위하게 되었다 한다.

인과는 털끝 만큼도 속일 수없는 것이다. 비록 받는 시기가 꼭 같지 않아 죄를 받고 복을 받는 것이 금방 나타나는 것은 아니나. 그 마음이 변하면 그 생활도 따라 변하므로 죄복보응이 현실 생활과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 사실 설화는 불교의 여인상으로 부덕의 정사를 밝힌 법문이지만 불교의 인과윤리를 여실히 드러내 보인 설화이기도 하다.

모든 악을 짓지 말고, 모든 선을 받들어 행하라. 스스로 그 마음을 깨끗이 하면 그것이 곧 불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