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이야기

병입고황(病入膏肓) - 몸에 병이 깊어...

難勝 2009. 11. 18. 04:36

 병입고황(病入膏肓)

 

풀이 : 고(膏)는 심장이고 황(肓)은 명치로 그 사이에 병이 생기면 쉽게 낫지 않는다는 뜻으로서 병이 깊어서 나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중병이나, 어떤 사물에 선신이 팔려서 다른 일을 돌보지 않게 되면 쉽게 고쳐지지 않음을 배유한 말이다.


유래 : 진나라 경공 때 형조판서가 자기의 정적인 조씨의 일족을 대역죄로 몰아서 모두 죽인 사건이 있었다. 그로부터 12년이 지난 어느 날, 경공이 무서운 꿈을 꾸었다.

 키가 몹시 큰 괴물 같은 유령이 백발을 길게 늘어뜨리고 나타나 원한이 맺힌 목소리,

 “나의 자손을 멸족시킨 죄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나는 하늘의 허락을 받고 네 목숨을 받으러 왔노라!”

하면서 맹렬한 기세로 쫓아왔으므로, 경공은 너무 놀라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며 잠에서 깨어났다.

 날이 새자 경공이 점장이를 불러 해몽을 했더니, 햇보리가 나오기 전에 죽을 운명이라고 하였다. 이때부터 경공은 자리에 누운 채 일어나지 못하는 중병에 걸렸다. 그래서 천하의 명의로 이름난 진나라의 고완을 불렀는데, 의원이 다다르기 전에 경공은 또다시 꿈을 꾸었다. 그런데 꿈속에서 병마가 두 더벅머리 총각으로 변해 말을 주고받았다.

 “고완이 오는 모양이야 그 사람은 천하에 이름난 의원이니 우리를 해칠 것이 뻔해 어디에 숨어 있으면 되네. 그 곳은 고치기가 어려운 되니 안심이야. 제아무리 고완의 명약과 침술이라 해도 거기까지는 오지 못할 테니 걱정 없네.”

 고완이 와서 진찰하니 그 결과는 경공이 꿈에서 본 것과 같아 치료할 수가 없었다. 즉 병이 이미 몸 속 깊은 곳에 들어가 나을 희망이 없었던 것이다. 고완의 말에 경공은 어쩌면 그렇게도 꿈이 맞았을까 하고 감탄하면서 고완에게 많은 예물을 주어 진나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로부터 몇 달이 지난 7월말이 되었다. 햇보리로 지은 밥이 경공이 수라상에 올랐다. 그러자 경공은 점장이의 해몽이 거짓이라면서 화를 내고 그를 잡아서 당장 목을 베하고 호통을 쳤다. 그리고 나서 막 수저를 들어 햇보리 밥을 입에 넣는 순간 갑자기 배가 부풀어 올랐다. 그래서 밥을 한 수저도 뜨지 못하고 뒷간으로 달려간 순간 현기증을 일으켜 똥통에 머리를 처박아 그대로 죽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