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髮(백발)
一手杖執 又一手荊棘握 (일수장집 우일수형극악 )
老道荊棘防 來白髮杖打 (노도형극방 래백발장타)
白髮自先知 近道來 (백발자선지 근도래)
한손에 막대를 쥐고 또 한손에 가시 방망이를 잡고
늙는 길을 가시 방망이로 막고 오는 백발을 막대기로 치려했더니
백발이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억세던 검은 머리가 세월을 햇볕에 내놓고 살다보니 탈색이 되어선가 검은 머리 한뿌리도 남김없이 백발이 되었는데.....
"백발은 영화의 면류관이라,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 는 가르침으로 얼마 남지 않은 맥 잃은 머리카락에 위안을 받으며 창문을 열어놓고 스쳐가는 바람결에 날려 본다.
백발은 "의로운 길에서 얻으리라."는 가르침이 있음에도 의로운 길에 서 보지도 못하고 얻은 내 머리의 백발이 겉으로는 부끄럽고 부담이 되지만 그래도 마음속으로는 온순해진 머리칼이며 보기에도 흉하지 않고 만족한 것이 아마도 염치없는 심뽀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가 노인네들과 같이하는 자리에서 흰 머리를 곱게 간직하신 분을 뵈면 저분이야 말로 의로운 길에서 제대로 받으신 축복이려니 싶은 생각에 무의식중에 고개가 숙여진다.
아마도 의로운 일 하나 남기지 못하고 공짜로 받아들인 백발의 부담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무상으로 받은 백발의 댓가를 이제부터라도 조금씩 상환해 가는 선한 길을 찾아가고 싶다.
출처 : 원주불교대학 제7기
글쓴이 : 難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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