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승화강(水昇火降)
우리 몸에는 두 종류의 에너지가 있습니다.
따뜻한 불의 에너지인 화기 火氣와 차가운 물의 에너지인 수기 水氣가 그것입니다.
몸이 최적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면 수기는 위로 올라가 머리에 머물고 화기는 아래로 내려가 복부에 모입니다. 이를 단학에서는 수승화강 水昇火降의 원리라고 합니다. ‘수승화강’은 수기는 올라가고 화기는 내려오는 우주의 원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만물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우주는 매 순간이 수승화강의 상태입니다.
수승화강의 좋은 예로 물의 순환이 있습니다. 태양이 복사열(불)을 내려 보내면, 물은 증발하여 수증기가 되고 이 수증기는 하늘로 올라가 구름이 된다. 이러한 ‘하강하는 불’과 ‘상승하는 물’의 체계로 인해 지구상에는 물이 끊임없이 순환합니다.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수승화강의 또 다른 예는 식물의 광합성입니다. 모든 식물은 태양이 내려 보내는 ‘불 에너지’를 받고, 식물의 뿌리는 땅속에서 ‘물 에너지’를 빨아들입니다. 식물은 ‘화강하는 불’과 ‘상승하는 물’의 결합으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습니다.
수승화강의 원리는 자연과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보편적인 원리입니다.
인체에서 수기水氣는 콩팥, 화기火氣는 심장에서 생성됩니다. 몸 속의 에너지 순환이 활발해지면 단전은 콩팥을 뜨겁게 하여 수기를 밀어 올립니다. 수기가 심장을 차갑게 하면 심장의 화기가 단전으로 내려갑니다. 수기가 등줄기 부분에 위치한 독맥을 따라 위로 움직이면 머리가 맑아지고 시원해집니다. 화기가 흉곽 가운데에 위치한 임맥을 따라 복부로 내려가면 장이 따뜻해집니다.
하단전에 화기를 잡아 둘 만큼 단전이 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현대인들은 몸을 적게 움직이고 머리를 너무 많이 써서 화기가 위로 올라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와 부정적인 감정에 시달리는 경우다. 이러한 이유로 임맥(가슴)이 막혀 기의 정상적인 흐름이 역전되면 화기가 위로 치솟고, 이때 흔히 발생하는 질환이 신경계 질환입니다.
수승화강이 잘 되는 상태
- 입 안에 단침이 고인다
- 머리가 맑고 시원하며 마음이 편안해진다.
- 아랫배가 따뜻해지고 힘이 생긴다.
- 내장의 기능이 왕성해진다.
- 피로하지 않고 몸에 힘이 넘친다.
수승화강이 안되는 상태
- 입술이 타고 손발이 차갑다.
- 머리가 아프고 설사 변비가 있다.
-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해진다.
- 목이 뻣뻣해지고 어깨가 걸린다.
- 항상 피곤하고 소화가 잘 안된다.
정정(定靜)을 통한 수승화강
이 수승화강이 되기 위하여 정정(定靜)하고자 하는 것인데, 불가나 도가 등에서 정(靜)이나 무(無), 공(空) 등은 모두 기(氣)를 통일하여 기를 모으고자 하는 것입니다. 일체의 유위적인 의식이 일어나면 허정(虛靜)이 되지 못하고 통일이 되지 못합니다. 그래서 무위(无爲)를 강조합니다.
가령 실제로 이루어지지는 않았지만 음탕한 생각이 일어나면 인체는 즉각 뇌에서 명령을 내려 기운이 분산되고, 정수는 튀어나가고자 하고 몸은 분열이 됩니다. 음탕한 생각으로 음화가 일어나면 이는 자기 몸을 해치는 적으로 변합니다. 음화가 발동하지 않도록 수행을 통해 몸과 마음을 고요하게 해주면 진기가 길러져 몸의 기운이 통일됩니다.
기가 통일되어 모아지면, 즉 정(靜)이 지극함에 이르게 되면, 어느 순간에 인체의 잠자고 있던 기관이 움직이게 됩니다. 이를 현관(玄關)이 움직인다고 하며 일태극이 움직인다고 합니다.
하단전의 기혈(氣穴,또는 命門이라 함)이 따뜻해지고 수행 시에 상단전의 두 눈에서는 밝은 불빛의 반짝거림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현상을 정로(鼎爐)가 점등된다고 합니다.
인체는 화로[爐]가 없지만 무형의 화로[爐]에 점화플러그가 작동되듯 불이 들어온다고 합니다. 이는 인체의 모든 신경기능이 활성화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미세신경이 활성화되면서 울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를 용호가 우는 것[용음호소龍吟虎嘯]이라고 표현하기도 하였습니다. 또 얼굴에 개미가 기어다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는 곧 분열의 화가 멈추고 토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를 ‘내단이 생겨난다, 단태가 생겨난다’고 합니다. 이렇게 볼진대 평소에 차가운 음료수 먹는 습관은 점차 개선해야 합니다. 차가운 물은 인체의 화로를 꺼뜨려 내단이 형성되는 것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수행은 본래의 자기가 가지고 있던 모습을 되찾는 것입니다.
참다운 생을 살아가고 수행을 하면, 사후에 인체의 지고지순한 혼백이 머리의 천문으로 나오게 되고, 악행을 일삼고 수행을 하지 않으면 죽은 뒤 자신의 탁한 혼백은 회음으로 하강하여 땅속으로만 들어가 명부의 벌을 받으며 축생으로 태어나기도 한다고 전합니다.
정(精)은 곤(坤)인 땅의 음식을 섭취함으로써 정기가 뭉쳐지고 통일될 때에 생기는 인체의 생명수입니다.
그런데 인체는 정을 저장하는 양보다 사용량이 언제나 많기 때문에 늘 부족된 상태입니다. 그러다 남자는 64세, 여자는 49세 정도가 되면 곤(坤)의 수곡(水穀)의 힘으로 더 이상 정(精)을 만들지 못하고 중단됩니다. 이 정(精)이 어느 한도가 부족 되면 인체의 미세신경인 뇌신경이 파열되고 경색되는 상태가 되는데 이를 한방에서는 중풍이라고 합니다. 모든 성인병과 노화 치매 등의 원인입니다.
하지만 꾸준히 수승화강의 수행을 하면, 인체의 단태가 형성되며 수기(水氣)가 스스로 보충되어 정(精)은 스스로 기화(氣化)되고 신화(神化)되어 무병장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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